지인이 성과급을 주식으로 받게 됐다며 좋은 거냐고 물어와서 두 회사 제도를 나란히 놓고 봤습니다.
비슷해 보이는데 설계가 정반대더군요.
SK하이닉스 성과급 개편 내용과 투자자가 봐야 할 지점을 정리했습니다.
회사가 직원에게 주식을 준다는 건 주주 입장에서도 관심사입니다.
주식 수와 수급에 영향을 주니까요.
그런데 이번 사안은 그것보다 더 흥미로운 대목이 있습니다.
설계 방식의 차이입니다.
어제 합의된 내용부터 보겠습니다
노사가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잠정합의안을 공개했습니다.
성과급 지급 방식이 크게 바뀌었습니다.
| 구분 | 비중 | 지급 시점 |
|---|---|---|
| 현금 | 40% | 당해 연도 |
| 주식 | 40% | 당해 연도, 매도 가능 |
| 주식 이연 | 10% | 1년 뒤 |
| 주식 이연 | 10% | 2년 뒤 |
합치면 주식이 60%입니다.
지난해 합의는 전액 현금이었으니 큰 변화죠.
당시에는 80%를 당해 현금으로, 나머지 20%를 1년과 2년 뒤 나눠 주는 방식이었습니다.
그 체계를 10년간 유지하기로 했는데 1년 만에 지급 방식이 바뀐 겁니다.
임금인상률은 6.3%로 합의됐습니다.
제도 첫해인 2027년 지급분에는 예외를 뒀습니다.
삼성전자와 무엇이 다를까요
여기가 핵심입니다.
두 회사 모두 주식으로 성과급을 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출발점이 반대입니다.
표로 보시면 명확합니다.
| 구분 | SK하이닉스 | 삼성전자 |
|---|---|---|
| 기본값 | 주식 60% | 현금 |
| 주식 수령 상한 | 100% | 50% |
| 선택의 방향 | 주식을 줄이는 선택 | 주식을 늘리는 선택 |
| 재원 기준 | 영업이익의 10% | 초과이익 기준 |
한쪽은 가만히 있으면 주식을 받습니다.
다른 쪽은 가만히 있으면 현금을 받습니다.
기본값이 결과를 바꿉니다
사람은 별도로 선택하지 않으면 정해진 값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연금 자동가입 제도가 가입률을 크게 높인 사례가 대표적이죠. 같은 선택지를 줘도 무엇을 기본으로 두느냐에 따라 실제 결과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두 회사의 임직원 주식 보유량도 시간이 지나면 크게 벌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상한도 두 배 차이입니다.
한쪽은 원하면 전액을 주식으로 받을 수 있고 다른 쪽은 절반까지입니다.
안전장치를 두 개 넣었습니다
주식으로 받으면 걱정되는 게 있죠.
받은 뒤에 주가가 빠지면 어떻게 되느냐입니다.
이 부분을 노사가 함께 고민한 흔적이 보입니다.
장치가 두 개 마련됐습니다.
첫째, 가장 낮은 가격을 적용합니다
주식으로 환산할 때 기준 가격이 필요합니다.
세 개 시점의 종가 중 가장 낮은 값을 씁니다.
기준가가 낮으면 같은 금액으로 더 많은 주식을 받게 됩니다.
구성원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설계된 겁니다.
둘째, 주가가 빠지면 현금으로 보전합니다
주가 하락 시 손실분을 현금으로 메워주는 장치도 마련됐습니다.
보상 가치가 떨어졌다고 느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입니다.
이 두 장치 덕분에 주식 지급의 위험이 상당히 줄어듭니다.
다만 세부 조건은 최종 합의문에서 확인하셔야 합니다.
회사 실적과 업황을 함께 보시면 제도 변경의 배경이 이해됩니다.
왜 이렇게 바꿨을까요
반도체는 실적 변동이 극심한 산업입니다.
호황과 불황이 몇 년 주기로 반복되죠.
현금으로만 성과급을 주면 문제가 생깁니다.
호황기에는 막대한 현금이 한꺼번에 빠져나가고, 불황기에는 줄 돈이 없습니다.
그래서 이번 합의에는 반대 방향 장치도 들어갔습니다.
적자가 발생하면 고용안정 대책에 합의한 뒤 임금의 3% 이내를 이연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경영이 정상화되면 이연분을 즉시 회복합니다.
영구 삭감이 아니라 지급 시점을 늦추는 방식입니다.
2023년 반도체 다운턴 때 실제로 그렇게 했던 경험을 제도화한 겁니다.
성과와 위기를 함께 나누는 구조를 만든 셈이죠.
투자자 입장에서 봐야 할 지점
여기서부터가 주주 관점입니다.
세 가지를 짚어보겠습니다.
첫째, 매도 물량이 생길 수 있습니다
주식 60% 중 40%는 당해 연도에 매도가 가능합니다.
받자마자 팔 수 있다는 뜻이죠.
성과급 규모가 크면 그만큼 물량도 커집니다.
지급 시점 전후로 수급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둘째, 나머지 20%는 묶여 있습니다
1년 뒤와 2년 뒤로 나눠 지급되는 부분입니다.
그동안은 시장에 나올 수 없습니다.
장기 보유를 유도하는 효과가 생깁니다.
구성원과 주주의 이해관계를 맞추려는 의도로 읽힙니다.
셋째, 자사주 정책과 맞물립니다
회사는 최근 40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사들여 소각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전체 발행주식의 약 3.3%에 해당하는 규모입니다.
성과급으로 나가는 주식을 어떻게 조달할지가 변수입니다.
자사주를 쓰면 소각 물량과 겹칠 수 있으니까요.
확인이 필요한 부분
- 성과급용 주식을 자사주에서 충당하는지 신규 발행하는지
- 자사주를 쓴다면 소각 예정 물량과 어떻게 구분되는지
- 신규 발행이라면 기존 주주 지분이 희석될 수 있음
- 세부 내용은 향후 공시로 확인해야 하는 사안
현금 유출이 줄어드는 건 재무 측면에서 긍정적입니다.
다만 주식으로 주면 주식 수 관리라는 다른 과제가 생깁니다.
자사주 소각 정책의 내용은 이 글에서 자세히 정리했습니다.
구성원 반발 가능성도 남아 있습니다
잠정합의안일 뿐 최종 확정은 아닙니다.
대의원 투표를 거쳐 의결 절차가 남았습니다.
반발 요인이 두 가지 거론됩니다.
첫째는 약속이 1년 만에 바뀌었다는 점입니다.
지난해 10년간 유지하기로 한 체계인데 지급 방식이 달라졌습니다.
둘째는 체감 보상의 편차입니다.
주식 비중이 커지면 주가 흐름에 따라 실제로 손에 쥐는 가치가 달라집니다.
같은 성과급이라도 해마다 체감이 다를 수 있다는 뜻이죠.
그래서 안전장치를 넣은 것으로 보입니다.
최종 의결 결과를 지켜봐야 합니다.
제가 이 소식에서 눈여겨본 것
저는 금액보다 구조를 봤습니다.
언론에서 1인당 성과급 추정치가 화제였지만 그건 가정치니까요.
영업이익 전망을 대입해 단순 계산한 숫자라 실제와 다를 수 있습니다.
실적이 달라지면 재원도 달라집니다.
대신 두 가지를 메모했습니다.
첫째, 임직원이 주주가 되는 구조가 만들어진다는 점입니다.
회사 주가가 오르면 본인 보상도 커집니다.
이해관계가 같은 방향을 보게 되는 설계죠.
둘째, 불황기 대비 장치가 함께 들어갔다는 점입니다.
호황만 이야기하는 제도가 아니라는 게 인상적이었습니다.
반도체는 사이클 산업입니다.
지금이 좋다고 계속 좋을 수는 없으니까요.
실적과 공시는 원문으로 확인하시는 게 가장 정확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1. 성과급을 주식으로 받으면 세금은 어떻게 되나요?
지급 시점의 가치를 기준으로 근로소득으로 과세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후 주식을 팔 때 발생하는 손익은 별도로 따집니다. 다만 제도 설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회사 안내와 세무 상담으로 확인하셔야 합니다.
Q2. 직원이 받은 주식이 쏟아지면 주가가 빠지나요?
당해 매도 가능한 물량은 수급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다만 20%는 1~2년 이연되고, 회사가 대규모 자사주 매입을 진행 중이라 물량이 흡수될 여지도 있습니다. 지급 시점과 규모를 함께 확인하시는 게 좋습니다.
Q3. 다른 기업으로도 확산될까요?
업계에서는 이번 모델이 반도체 업계 임금 체계에 영향을 줄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실적 변동성이 큰 산업일수록 도입 유인이 있습니다. 다만 노사 합의가 필요한 사안이라 회사마다 속도가 다를 것으로 보입니다.
마무리
정리하겠습니다.
성과급의 60%를 주식으로 지급하는 구조에 잠정 합의했습니다.
현금 40%, 당해 주식 40%, 이연 주식 20%이며 원하면 100%까지 주식으로 받을 수 있습니다.
반면 삼성전자는 현금이 기본이고 최대 50%까지 주식을 선택하는 방식입니다.
기본값이 반대라는 게 두 제도의 결정적 차이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임직원의 주식 보유량도 크게 벌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물량과 조달 방식을 확인하셔야 합니다.
SK하이닉스 성과급 개편은 40조원 자사주 소각 정책과 함께 봐야 그림이 완성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