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예언자로 불리던 펀드 매니저가 하루 만에 포트폴리오를 통째로 넘겼다는 기사를 봤습니다.
그 펀드가 담고 있던 종목 중에 SK하이닉스가 있다는 대목에서 남 일이 아니게 됐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리고 개인에게 어떤 교훈인지 정리했습니다.
지난주 우리 증시를 흔든 급락의 배경 중 하나가 이 사건이었습니다.
레버리지 마진콜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실시간으로 보여준 사례입니다.
주인공은 설립 2년 된 신생 헤지펀드였습니다.
그리고 불과 한 달 전까지 시장에서 가장 잘나가던 펀드였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펀드 이름은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입니다.
창립자는 전 오픈AI 연구원 레오폴드 아셴브레너로, AI 노스트라다무스라 불리던 인물입니다.
| 항목 | 내용 |
|---|---|
| 설립 | 2년 만에 운용자산 200억 달러 |
| 상반기 수익률 | +439% |
| 7월 수익률 | -67% |
| 매각 규모 | 약 160억 달러, 우리 돈 약 23조원 |
| 인수자 | 시타델, 운용자산 710억 달러 |
| 소요 시간 | 약 24시간 |
상반기에만 439%를 벌었습니다.
그리고 7월 한 달에 67%를 잃었습니다.
결국 7월 30일 현지 보도로 결말이 알려졌습니다.
켄 그리핀이 이끄는 시타델이 24시간 만에 이 펀드의 상장주식 포트폴리오 대부분을 인수하는 거래를 성사시켰습니다.
왜 무너졌을까
담은 종목이 우리에게 익숙합니다
이 펀드는 AI 공급망 기업에 집중 투자했습니다.
SK하이닉스, 샌디스크, 블룸에너지, 네비우스 그룹 등이 포함돼 있었습니다.
7월 들어 이 종목들이 일제히 급락했습니다.
AI 투자 회의론과 대규모 자본지출, 높은 차입 비용 우려가 겹친 결과였습니다.
집중 투자는 상승기에 수익률을 극대화합니다.
같은 이유로 하락기에는 손실도 한꺼번에 옵니다.
양쪽 포지션에서 동시에 터졌습니다
이 부분이 결정타였습니다.
헤지펀드는 오를 종목을 사고 내릴 종목을 파는 롱숏 전략을 씁니다.
그런데 7월에는 매수한 반도체와 AI 인프라 주식이 급락하는 동안 공매도했던 소프트웨어 종목이 반등했습니다.
양쪽에서 동시에 손실이 났습니다.
헤지 목적으로 짠 포지션이 헤지 역할을 못 한 것입니다.
분산했다고 믿었는데 실제로는 같은 방향의 베팅이었던 셈입니다.
그리고 레버리지가 있었습니다
가장 근본적인 원인입니다.
이 펀드는 수익률을 극대화하기 위해 프라임 브로커로부터 대규모 자금을 차입해 레버리지 투자를 확대해왔습니다.
프라임 브로커란 헤지펀드가 보유한 주식 포트폴리오를 담보로 자금을 빌려주는 투자은행을 말합니다.
골드만삭스와 JP모건체이스 등이 이 역할을 합니다.
주가가 급락하자 담보 가치가 떨어졌습니다.
그리고 대출 기관들이 추가 증거금을 요구했습니다.
마진콜이 작동하는 방식
개인 투자자의 신용융자와 원리가 같습니다.
차이는 규모뿐입니다.
레버리지 배율에 따라 청산까지 견딜 수 있는 하락폭이 정해집니다.
계산해보면 이렇습니다.
| 레버리지 배율 | 청산까지 견딜 수 있는 하락폭 |
|---|---|
| 2배 | 약 50% |
| 4배 | 약 25% |
| 10배 | 약 10% |
| 25배 | 약 4% |
배율이 높을수록 청산 가격이 매수 가격에 가까워집니다.
10배를 쓰면 10%만 빠져도 원금이 사라집니다.
지난주 우리 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사흘간 29.9% 빠졌습니다.
4배 레버리지였다면 그 구간에서 이미 정리됐다는 뜻입니다.
⚠️ 마진콜의 진짜 무서운 점
- 증거금을 채우지 못하면 강제 청산에 들어갑니다
- 시가로 청산되기 때문에 매우 불리한 가격에 매각됩니다
- 내가 반등을 확신해도 결정권이 사라집니다
- 대규모 청산은 시장 자체를 추가로 끌어내립니다
월가 전체에 마진콜이 돌았습니다
이 펀드만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7월 28일 현지 보도에 따르면 월가 주요 투자은행들이 헤지펀드들을 상대로 추가 담보 제공을 요구했습니다.
기술 섹터 등 특정 자산에 투자 비중이 과도하게 집중된 펀드들이 대상이었습니다.
지난 2주 동안 진행된 AI 관련주 투매의 규모와 속도에 대한 우려를 보여주는 조치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성과도 빠르게 악화됐습니다.
골드만삭스 집계로 그날 롱숏 펀드가 1.3%, 멀티전략 펀드가 1.7% 하락했습니다.
두 전략이 하루 만에 나란히 1% 이상 떨어진 것은 2020년 이후 처음이었습니다.
다만 올해 누적 수익률은 평균 10% 이상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시타델이 24시간 만에 인수한 이유
결말이 흥미롭습니다.
시타델이 포트폴리오를 통째로 사들이면서 상황이 정리됐습니다.
만약 이 물량이 시장에 그대로 쏟아졌다면 어땠을까요.
23조원 규모의 급매물이 AI 관련주에 한꺼번에 나왔을 것입니다.
실제로 이 소식이 전해지자 AI 강제 매물 대량 출회 우려가 사라지며 나스닥100 지수가 3% 반등했습니다.
그리고 그 흐름이 다음 날 우리 증시 급등으로 이어졌습니다.
참고로 차입으로 매입한 상장주식은 대부분 매각됐지만 앤스로픽 등 비상장 자산은 유지된 것으로 전해집니다.
당장 현금화가 급한 자산부터 정리된 셈입니다.
💡 이 사건이 우리 시장에 남긴 것
- SK하이닉스가 이 펀드의 보유 종목에 포함돼 있었습니다
- 펀드의 강제 매도가 국내 반도체 급락의 한 요인으로 작동했습니다
- 반대로 매물 부담이 해소되자 반등도 빠르게 나왔습니다
- 지난주 우리 증시의 급등락에는 이런 배경이 깔려 있었습니다
개인 투자자에게 남는 교훈
이 사건은 규모만 클 뿐 개인 계좌에서 벌어지는 일과 구조가 같습니다.
정리하면 네 가지입니다.
첫째, 수익률이 높을수록 레버리지를 의심해야 합니다.
상반기 439%라는 숫자는 실력만으로 나오기 어렵습니다.
둘째, 분산했다고 믿는 포지션이 실제로는 같은 방향일 수 있습니다.
반도체와 AI 인프라를 나눠 담아도 같은 뉴스에 함께 빠집니다.
셋째, 레버리지를 쓰면 반등을 기다릴 권리가 사라집니다.
결정하는 건 내 판단이 아니라 담보비율입니다.
넷째, 강제 청산은 가장 나쁜 가격에 이뤄집니다.
시가로 처분되기 때문에 손실이 계산보다 커집니다.
❗ 지금 확인할 것
- 본인 계좌의 신용융자 잔액과 담보비율을 확인하세요
- 보유 종목이 몇 퍼센트 빠지면 반대매매가 걸리는지 계산해보세요
- 지난주 SK하이닉스는 사흘간 29.9% 빠졌습니다
- 생활비와 대출금은 어떤 경우에도 계좌에 넣으면 안 됩니다
빚을 얹은 투자가 실제로 어떤 결과를 만드는지 숫자로 정리해뒀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1. 상반기 439%를 벌었는데 왜 망했나요?
레버리지 때문입니다. 이 펀드는 프라임 브로커로부터 대규모 자금을 차입해 AI 공급망 기업에 집중 투자했습니다. 상승기에는 그 구조가 수익률을 극대화했지만 7월 들어 반도체와 AI 인프라 주가가 급락하고 공매도했던 소프트웨어 종목은 반등하면서 양쪽에서 손실이 났습니다. 결국 7월 한 달에만 67% 손실을 기록했습니다.
Q2. 마진콜이 걸리면 어떻게 되나요?
개시증거금 수준까지 담보를 채워야 합니다. 채우지 못하면 반대매매로 포지션이 강제 청산됩니다. 문제는 시가로 청산되기 때문에 매우 불리한 가격에 매각된다는 점입니다. 레버리지 배율이 높을수록 청산까지 견딜 수 있는 하락폭이 줄어드는데, 10배면 약 10% 하락으로도 원금이 사라집니다.
Q3. 이 사건이 우리 증시와 관련이 있나요?
직접적으로 있습니다. 이 펀드가 집중 투자한 종목에 SK하이닉스가 포함돼 있었고, 마진콜에 따른 강제 매도 압력이 국내 반도체 급락의 한 요인으로 작동했습니다. 반대로 시타델이 포트폴리오를 인수하면서 매물 부담이 사라지자 나스닥100이 3% 반등했고 그 흐름이 국내 증시 급등으로 이어졌습니다.
마무리
설립 2년 만에 200억 달러를 운용하던 펀드가 한 달 만에 포트폴리오를 넘겼습니다.
운용한 사람은 AI 분야 최고 전문가로 꼽히던 인물이었습니다.
즉 전망이 틀려서 무너진 게 아니었습니다.
전망이 실현되기 전에 버틸 시간이 없었던 것입니다.
레버리지 마진콜의 본질이 여기 있습니다.
빚을 쓰면 판단이 맞아도 시간이 부족하면 집니다.
지난주 우리 시장에서도 사흘간 30% 빠지고 하루에 상한가가 나왔습니다.
그 반등을 함께한 건 빚 없이 버틴 계좌뿐이었습니다.
관련 정보는 금융감독원 파인, 금융투자교육원,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함께 읽으면 판단이 훨씬 선명해지는 글들을 골라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