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장 마감 후 수급 데이터를 보다가 한참을 멈춰 있었습니다. 같은 날 두 개의 역대 기록이 정반대 방향으로 나왔거든요.
코스피가 17.91% 폭등한 날, 개인은 8조원 넘게 팔았습니다.
2026년 8월 1일 기준으로 그날의 수급을 뜯어봤습니다.
하루에 나온 두 개의 기록
7월 31일 코스피는 1001.89포인트, 17.91% 오른 6595.45로 마감했습니다.
2008년 10월 30일 한미 통화스와프 소식에 기록했던 11.95%를 훌쩍 넘긴 역대 최대 상승률이에요.
그런데 진짜 눈에 띄는 건 수급이었습니다.
| 투자자 | 순매매 | 기록 |
|---|---|---|
| 외국인 | 7조2196억원 순매수 | 역대 최대 |
| 개인 | 8조2543억원 순매도 | 역대 최대 |
| 기관 | 1조1782억원 순매수 | – |
기존 기록도 함께 보시면 규모가 실감납니다. 외국인 순매수 최대는 2025년 10월 2일의 3조1400억원이었어요. 두 배 넘게 경신했죠.
개인 순매도 최대는 2026년 4월 8일의 5조4161억원이었습니다. 이것도 크게 넘어섰고요.
- SK하이닉스 3조6086억원
- 삼성전자 2조1168억원
- 현·선물과 주식선물, ETF까지 전방위 매수
SK하이닉스는 사상 처음으로 상한가를 기록했습니다.
개미들은 왜 팔았을까
사흘 내리 폭락을 겪은 계좌를 떠올려보면 이해가 됩니다.
7월 코스피는 22.19% 내렸습니다. 월간 기준으로 1997년 IMF 당시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 낙폭이었죠.
그 와중에 사흘 연속 급락을 버틴 상태에서 하루 만에 지수가 18% 오르면 어떤 생각이 들까요. 손실이 확 줄어드는 순간이 옵니다.
그때 나오는 판단이 바로 “이제 본전이니까 정리하자”입니다. 분석이 아니라 안도감에서 나오는 결정이죠.
이게 왜 문제인가
매도 자체가 잘못은 아닙니다. 다만 시점의 근거를 봐야 해요.
팔기로 했다면 그 이유가 반등 직전에 있었어야 합니다. 급등했다는 사실 자체는 매도 근거가 되지 않으니까요.
실제로 7월 내내 같은 패턴이 반복됐습니다. 개인은 하락할 때 사고 반등할 때 파는 흐름을 이어갔어요.
이 심리가 왜 반복되는지, 계좌를 갉아먹는 구조는 이 글에 정리해뒀습니다.
외국인은 왜 돌아왔을까
반대편도 봐야 균형이 맞습니다. 외국인이 갑자기 마음을 바꾼 게 아니에요.
먼저 그동안의 흐름을 보면 이렇습니다. 5월 47조190억원, 6월 49조3360억원을 순매도하며 월간 최대 기록을 연달아 갈아치웠어요.
7월에도 1일부터 30일까지 17조1709억원을 팔았습니다. 그러다 마지막 날 방향을 튼 거죠.
계기는 세 가지였습니다
첫째, 빅테크 실적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이 AI 투자가 매출로 이어진다는 걸 숫자로 보여줬어요.
둘째, 헤지펀드 청산 마무리입니다. 미국 대형 헤지펀드가 보유 주식을 시타델에 넘기면서 강제 매도 물량 우려가 사라졌습니다.
셋째, 환율입니다. 달러·원 환율은 13.4원 내린 1424.0원으로 마감해 6개월 만의 최저 수준을 기록했어요. 원화 강세는 외국인 매수에 유리하게 작용합니다.
-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 49조5427억원, 코스닥 5조4158억원
- 넥스트레이드 거래대금까지 합치면 30조1220억원 추가
- 전기·전자 업종 26.53% 상승으로 업종 중 최고
- SK스퀘어 29.91%, 삼성전기 29.92% 급등
그래도 냉정하게 볼 부분
하루 반등으로 모든 게 끝난 건 아닙니다.
- 7월 코스피는 여전히 22.19% 하락 마감
- 코스닥도 7월 전체로는 21.44% 하락
- 폭등장에서도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등은 하락
- 중국 메모리 경쟁과 AI 투자 검증은 분기마다 반복될 사안
그리고 어제부터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의 기본예탁금이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올랐습니다. 수급 구조가 바뀌는 국면이라는 뜻이죠.
증권가에서는 디레버리징이 마무리 수순에 들어가면서 꼬였던 수급이 정상화될 것이라는 시각이 나옵니다. 다만 지수 저점 확인과는 별개 문제라는 지적도 함께 있고요.
놓치면 안 될 자료입니다. 투자자별 매매 동향은 이 공식 사이트에서 직접 확인하세요.
자주 묻는 질문
Q1. 개인이 판 게 잘못된 판단인가요?
결과는 나중에야 알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매도의 근거가 무엇이었느냐입니다. 미리 정한 목표가에 도달했거나 자금이 필요했다면 합리적인 결정이고, 손실이 줄어든 안도감에서 나온 판단이라면 다시 볼 여지가 있습니다.
Q2. 외국인이 사면 계속 오르나요?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외국인은 5월과 6월에 각각 47조원, 49조원을 팔았던 주체이기도 합니다. 하루 수급으로 방향을 정하기보다 실적과 업황 지표를 함께 보시길 권합니다.
Q3. 지금이라도 다시 들어가야 할까요?
하루에 18% 오른 직후라는 점은 감안하셔야 합니다. 7월 한 달로 보면 여전히 22% 하락한 상태이기도 하고요. 한 번에 판단하기보다 시점과 금액을 나누는 방식이 변동성이 큰 국면에서는 현실적입니다.
마무리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코스피가 역대 최대인 17.91% 급등한 날, 외국인은 7조2196억원을 사고 개인은 8조2543억원을 팔았습니다. 양쪽 다 역대 기록이에요.
이 대비가 7월 시장이 남긴 가장 선명한 장면이라고 봅니다. 같은 시장을 보면서 정반대로 움직인 거죠.
여기서 배울 건 예측이 아니라 기준입니다. 살 때와 팔 때의 근거를 미리 정해두지 않으면, 급락에는 공포로 급등에는 안도로 결정하게 됩니다. 둘 다 분석이 아니고요.
그리고 어느 방향이든 빌린 돈은 빼두시길 권합니다. 빚투와 레버리지는 수익률을 키우는 도구가 아니라 버틸 시간을 줄이는 도구예요. 사흘을 못 버티면 나흘째 반등은 남의 것이 됩니다.
계좌를 자주 보는 습관이 판단을 어떻게 흔드는지도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