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계좌를 정리하고 나서 이 일화를 다시 읽었습니다. 80년 전 열한 살 아이가 겪은 일이 지금과 똑같더군요.
숫자만 다르고 심리는 완전히 같았습니다.
2026년 8월 1일 기준으로 워런 버핏의 첫 매매와 이번 주 국내 시장을 나란히 놓아봤습니다.
열한 살의 첫 거래
버핏이 처음 주식을 산 건 열한 살 때였습니다.
시티즈 서비스라는 회사의 우선주 3주를 주당 38달러에 샀어요. 아버지 하워드 버핏이 주식 중개인이었던 영향이 컸습니다.
그런데 사자마자 주가가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 단계 | 주가 | 당시 상황 |
|---|---|---|
| 매수 | 38달러 | 우선주 3주 매입 |
| 하락 | 27달러 | 약 29% 손실 구간 |
| 회복 | 40달러 | 매도, 수수료 제외 5달러 이익 |
| 이후 | 200달러 | – |
27달러까지 밀렸다가 40달러로 돌아온 순간 팔았습니다. 수수료를 빼고 남은 건 5달러였어요.
그리고 그 주식은 나중에 200달러까지 올랐습니다.
그가 얻은 결론
버핏은 이 경험에서 투자에는 참을성이 필요하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회고했습니다.
훗날 그의 원칙으로 굳어진 말들이 여기서 출발했어요.
- “10년 동안 주식을 보유할 생각이 없다면, 10분도 보유하지 마라”
- “우리가 가장 좋아하는 보유 기간은 영원(Forever)”
- 주식은 오래 보유할수록 위험이 줄고, 채권은 만기가 길수록 위험이 커진다
올해 3월 CNBC 인터뷰에서도 같은 맥락의 이야기를 했습니다. 집을 2만 달러에 샀는데 다음 날 누군가 1만5000달러를 제시한다고 팔 이유가 없다는 비유였어요.
주식 보유를 기업 지분 보유로 봐야 하고, 단기 가격 변동으로 매도를 결정하는 건 잘못된 판단이라는 취지였습니다.
지난주 국내에서 벌어진 일
여기서 시점을 옮겨보겠습니다. 이번 주 국내 증시가 정확히 같은 장면을 만들었어요.
| 날짜 | 코스피 | 등락 |
|---|---|---|
| 7월 28일 | 6,023.66 | -10.84% |
| 7월 29일 | 5,663.24 | -5.98% |
| 7월 30일 | 5,593.56 | -1.23% |
| 7월 31일 | 6,595.45 | +17.91% |
사흘 폭락 뒤 하루 만에 역대 최대 상승률이 나왔습니다.
그날 개인은 8조2543억원을 순매도했어요. 역대 최대 규모였습니다. 같은 날 외국인은 7조2196억원을 사들였고요.
버핏은 27달러까지 빠졌다가 40달러로 돌아온 순간 팔았습니다. 이번 주 개인은 사흘 폭락을 견디다 손실이 줄어든 순간 팔았습니다. 80년의 시차와 통화 단위 차이만 있을 뿐, 안도감이 매도 버튼을 눌렀다는 점은 동일합니다.
이 심리가 왜 반복되는지, 구체적인 사례는 이 글에 정리해뒀습니다.
다만 오해하면 안 되는 부분
여기서 균형을 잡아야 합니다. 이 일화가 “절대 팔지 마라”는 뜻은 아니에요.
버핏도 팝니다
2020년 코로나 국면에서 그는 항공주를 전량 매각했습니다. 그리고 더 빨리 팔지 못한 걸 자신의 실수라고 인정했어요.
즉 그의 원칙은 무조건 보유가 아니라 판단 근거가 바뀌면 판다는 쪽에 가깝습니다.
생존 편향도 봐야 합니다
시티즈 서비스가 200달러로 올랐기 때문에 이 일화가 남았습니다. 만약 그 회사가 사라졌다면 이야기 자체가 없었겠죠.
모든 하락 종목이 회복하지는 않습니다. 버티기가 정답이 되려면 그 기업이 살아남아야 한다는 전제가 붙어요.
- 지수형 상품: 구성 종목이 교체되므로 시간이 편이 되기 쉬움
- 개별 종목: 기업이 살아남아야 회복이 가능
- 배율 상품: 등락 반복만으로 원금이 줄어 시간이 적이 됨
지금 점검할 질문
지난주에 팔았든 안 팔았든, 확인할 건 결과가 아니라 근거입니다.
매도했다면 이유가 무엇이었나요. 미리 정한 손절선에 닿았다면 원칙을 지킨 겁니다. 결과가 아쉬워도 판단 자체는 문제가 없어요.
반면 사흘 하락을 견디지 못해서였다면, 그건 안도감이나 공포가 결정한 겁니다. 이 경우 다음에도 같은 자리에서 같은 선택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신용융자나 배율 상품 때문에 팔 수밖에 없었다면, 문제는 종목이 아니라 자금 구조입니다. 버핏의 인내심은 빌린 돈으로는 실행할 수 없어요.
놓치면 안 될 자료입니다. 투자자별 매매 동향은 이 공식 사이트에서 확인하세요.
자주 묻는 질문
Q1. 그럼 손절은 하지 말아야 하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버핏도 판단이 틀렸다고 보면 매도합니다. 중요한 건 매도 여부가 아니라 기준입니다. 미리 정해둔 조건에 따른 결정인지, 그날의 감정에 따른 결정인지가 갈림길입니다.
Q2. 장기 보유하면 결국 오르나요?
개별 종목은 보장되지 않습니다. 시티즈 서비스가 회복했기에 남은 일화이지, 사라진 기업도 많습니다. 지수형 상품은 구성 종목이 교체돼 상대적으로 유리하지만 그것도 원금 손실 가능성은 있습니다.
Q3. 지난주에 판 게 후회되면 어떻게 하나요?
고점 대비가 아니라 최초 매수가 기준으로 손익을 다시 계산해보시길 권합니다. 그리고 만회하려고 금액을 키우는 선택은 이번 장에서 가장 큰 손실을 만든 경로였습니다. 되사더라도 시점과 금액을 나누는 편이 안전합니다.
마무리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열한 살 워런 버핏은 38달러에 산 주식이 27달러까지 빠졌다가 40달러로 돌아오자 팔았고, 그 주식은 200달러가 됐습니다.
그가 얻은 결론은 참을성이었어요. 그리고 80년 뒤 지난주, 국내 개인 투자자들은 사흘 폭락 뒤 반등한 날 8조원을 팔았습니다.
같은 심리가 반복된다는 게 이 일화의 진짜 가치라고 봅니다. 버핏도 겪었고 우리도 겪는 거죠.
다만 인내심은 여유가 있어야 발휘됩니다. 빚투와 레버리지는 수익률을 키우는 도구가 아니라 버틸 시간을 줄이는 도구예요. 200달러를 기다리려면 그 시간부터 확보해야 합니다.
버핏의 투자 원칙을 더 자세히 보고 싶다면 이 글을 참고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