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목요일에 계좌를 열었다가 그냥 닫았습니다. 숫자를 볼 자신이 없었거든요.
그런데 나흘 만에 상황이 완전히 뒤집혔습니다.
2026년 8월 1일 기준으로 코스피가 겪은 나흘을 처음부터 끝까지 정리했습니다.
먼저 그날의 숫자입니다
7월 28일과 29일, 국내 증시는 사상 초유의 기록을 썼습니다.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이틀 연속 서킷브레이커가 동반 발동됐어요. 두 시장이 이틀 연속 동시에 거래를 멈춘 건 전례가 없는 일이었습니다.
| 구분 | 7월 27일 | 7월 29일 | 감소액 |
|---|---|---|---|
| 코스피 시총 | 5533조6000억원 | 4669조1000억원 | 약 865조원 |
| 코스닥 시총 | 425조2000억원 | 368조7000억원 | 약 56조5000억원 |
| 합계 | – | – | 약 921조원 |
이틀간 코스피 하락률은 16.17%였습니다. 27일 6700선이던 지수가 29일 5600선까지 밀렸죠.
사라진 921조원은 지난해 명목 국내총생산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였습니다.
- 7월 29일 코스피 5663.24 (-5.98%), 장중 저가 5262.77
- 코스닥 662.68 (-6.12%)
- 유가증권시장 서킷브레이커 역대 15번째, 올해 9번째
- 코스닥 역대 14번째, 올해 4번째
- 6월 19일 장중 고점 9385.59 대비 39.7% 하락
무엇이 그렇게 무서웠나
당시 전문가들이 지적한 건 낙폭 자체가 아니었습니다.
하나, 받아줄 주체가 사라졌다
그동안 급락 때마다 개인이 매수로 하방을 받쳤어요. 그런데 이번엔 개인이 던지는 쪽이 됐습니다.
29일 개인은 1조9767억원을 순매도했습니다. 외국인도 1조2157억원 매도 우위였고, 기관만 3조1489억원을 사들이며 물량을 받았죠.
둘, 펀더멘털과 유리된 하락
키움증권 한지영 연구원은 밸류에이션이 선행 주가수익비율 5배 미만, 선행 주가순자산비율 1.1배 내외까지 내려갔다고 밝혔습니다. 전례 없는 수준이었죠.
그런데도 투자심리가 극도로 냉각돼 바닥이 아닐 것이라는 의심이 만연했다고 덧붙였어요.
셋, 손실 확정 심리
28일 10.84% 급락 이후 반등 기대가 사라지자 대다수 투자자가 손실을 확정 짓고 매도에 나섰다는 분석이었습니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도 반도체주 투매가 심리를 위축시켜 개인의 패닉셀로 이어졌다고 봤고요.
이 심리가 왜 반복되는지, 계좌를 갉아먹는 구조는 이 글에 정리해뒀습니다.
그리고 나흘 뒤
여기서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7월 31일 코스피는 1001.89포인트, 17.91% 오른 6595.45로 마감했습니다. 역대 최대 상승률이었어요.
| 날짜 | 코스피 | 등락 |
|---|---|---|
| 7월 27일 | 6700선 | – |
| 7월 28일 | 6023.66 | -10.84% |
| 7월 29일 | 5663.24 | -5.98% |
| 7월 30일 | 5593.56 | -1.23% |
| 7월 31일 | 6595.45 | +17.91% |
사흘에 걸쳐 사라진 시가총액을 하루 만에 상당 부분 되돌린 겁니다.
계기는 세 가지였어요.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 실적으로 AI 수익성 우려가 완화됐고, 미국 대형 헤지펀드 청산이 마무리되며 강제 매도 물량 우려가 사라졌습니다. 여기에 환율까지 안정됐고요.
이 나흘이 남긴 것
가장 뼈아픈 기록은 수급에 있습니다.
7월 31일 개인은 8조2543억원을 순매도했습니다. 역대 최대 규모였어요. 같은 날 외국인은 7조2196억원을 순매수했고요.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개인은 폭락 구간에서 던지고 반등 구간에서도 던졌습니다.
급락할 때는 공포로, 급등할 때는 안도감으로 팔게 됩니다. 둘 다 분석이 아니라 감정에서 나오는 판단이죠. 특히 신용융자나 레버리지 상품을 쓰고 있으면 선택지 자체가 사라집니다. 담보비율이 무너지면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청산되니까요.
실제로 이번 폭락의 증폭 요인으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지목됐습니다. 7월 31일부터 기본예탁금이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올랐고요.
놓치면 안 될 자료입니다. 지수와 시가총액 원본은 이 공식 사이트에서 확인하세요.
자주 묻는 질문
Q1. 그럼 그때 안 팔았으면 됐던 건가요?
결과론으로는 그렇지만 예측은 불가능했습니다. 중요한 건 매도 여부가 아니라 근거입니다. 미리 정한 기준에 따른 매도라면 합리적이고, 공포나 안도감에서 나온 판단이라면 다음에도 반복될 수 있습니다. 반등이 온다는 보장도 없었고요.
Q2. 7월 전체로는 회복된 건가요?
아닙니다. 하루 급등에도 7월 코스피는 22.19%, 코스닥은 21.44% 하락 마감했습니다. 월간 기준으로는 1997년 IMF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 낙폭입니다. 나흘의 되돌림이 한 달의 손실을 지우지는 못했습니다.
Q3. 이제 안정된 걸까요?
증권가는 디레버리징 마무리로 수급이 정상화될 가능성을 봅니다. 다만 중국 메모리 경쟁과 AI 투자 검증은 분기마다 반복될 사안입니다. 강제 매도 국면 종료와 지수 저점 확인은 별개라는 지적도 함께 나옵니다.
마무리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코스피는 이틀 만에 시가총액 865조원을 잃었고, 코스닥까지 합치면 921조원이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사흘 뒤 하루 만에 17.91% 반등했어요.
이 나흘이 보여준 건 시장의 방향이 아니라 속도입니다. 하루에 10% 빠지고 다음 주에 18% 오르는 장에서는 예측이 거의 무의미해요.
그래서 남는 교훈은 하나입니다. 이런 구간을 통과하려면 판단력보다 버틸 여력이 먼저 필요합니다.
빚투와 레버리지는 수익률을 키우는 도구가 아니라 버틸 시간을 줄이는 도구예요. 사흘을 못 버티면 나흘째 반등은 남의 몫이 됩니다. 이번 장이 그걸 정확히 보여줬습니다.
하락장 이후 현금 비중을 어떻게 잡을지도 함께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