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억 집 팔고 미국주식 올인한 부부의 결심, 숫자로 따져봤습니다

저도 이 글을 보고 한참 생각에 잠겼습니다.
집을 깔고 앉아 있는 게 이상하다는 말이 이해가 되면서도 마음이 복잡했거든요.
미국주식 올인이라는 선택을 숫자로만 짚어보겠습니다.

화제가 된 계획의 내용

9월 6일 한 직장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입니다.
20억원짜리 집을 팔고 전세로 옮긴 뒤 그 돈을 미국 주식에 전부 넣겠다는 내용이었어요.

작성자는 우리나라 전세가 사기라고 하면서도
5억 전세대출을 받아 전세로 거주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20억 집을 깔고 앉아 사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하다고 했어요.

항목 금액 내용
집 매도금 20억원 전액 현금화
전세 보증금 5억원 주거 유지
SOXX 5억원 미국 반도체 지수 ETF
QQQ 5억원 나스닥100 추종
VOO 5억원 S&P500 추종

부부 합산 세전 연봉은 2억5000만원 이상이라고 했습니다.
이 돈으로 생활비와 전세 이자를 감당할 계획이라고 밝혔어요.

반응이 엇갈린 이유

댓글 반응이 둘로 나뉘었습니다.
찬성 쪽 논리도 반대 쪽 논리도 나름의 근거가 있었어요.

실제로 나온 반응들

  • 달러 자산이라 그나마 국내 시장보다는 나은 선택이다
  • 할 거면 지금이 맞다
  • 장기간 횡보가 시작되면 어떻게 할 것이냐
  • 뭐든지 올인 투자는 망하는 지름길이다
  • 집은 그대로 두고 여윳돈으로만 투자해라
  • 전세 말고 아예 월세를 구하고 나머지를 투자해라

가장 많이 지적된 건 작성자가 댓글에서 스스로를 주린이라고 밝힌 부분이었습니다.
주식 초보자가 15억을 한 번에 넣는다는 조합이 우려를 샀어요.

한 누리꾼은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주린이라 횡보할 때 대응도 못 할 텐데 시간에 자산이 그냥 녹는다고요.

짚어볼 점 하나, 셋으로 나눴다고 분산이 아닙니다

이 대목이 가장 중요합니다.
세 상품에 5억씩 나눴으니 분산이 된 것처럼 보이죠.

그런데 세 상품의 구성 종목을 열어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S&P500 상위 종목과 나스닥100 상위 종목이 상당 부분 겹치고,
반도체 지수의 대형주도 그 안에 들어가 있어요.

결국 미국 대형 기술주라는 하나의 방향에 15억을 몰아넣은 셈입니다.
종류는 셋인데 위험의 성격은 하나입니다.

게다가 반도체 지수는 변동성이 가장 큰 축에 속합니다.
2022년 하락장에서 반도체 지수는 30% 넘게 빠졌어요.

놓치면 안 될 비교입니다. 국내와 미국 중 어디가 나았는지 정리해뒀습니다.

짚어볼 점 둘, 환율이라는 두 번째 변수

15억을 미국 주식에 넣으려면 먼저 달러로 바꿔야 합니다.
그런데 최근 환율 움직임이 만만치 않았어요.

7월 1일 1,554원이던 원달러 환율이 최근 1,355원선까지 내려왔습니다.
두 달 만에 200원이 빠진 겁니다.

환전 시점 15억으로 살 수 있는 달러
1,554원 약 96만5000달러
1,450원 약 103만4000달러
1,355원 약 110만7000달러

같은 15억인데 환전 시점에 따라 달러 금액이 14% 넘게 차이 납니다.

반대 방향도 있습니다.
7월에 1,554원으로 환전했다면 주가가 그대로여도
지금 원화 평가액은 12.8% 줄어든 상태예요.

그래서 이런 규모라면 한 번에 환전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여러 번에 나눠 바꾸는 것만으로도 위험이 크게 줄어듭니다.

짚어볼 점 셋, 전세라는 주거 리스크

작성자 본인이 전세가 사기라고 표현했는데,
정작 전세로 들어가는 계획이라는 점이 눈에 띕니다.

전세는 2년마다 갱신 시점이 돌아옵니다.
그때 보증금을 올려달라고 하거나 집주인이 실거주를 이유로 나가달라고 하면
이사를 해야 하죠.

주거를 매도한다는 의미

  • 집값이 오르면 다시 그 집을 살 수 없게 됩니다
  • 전세 만기마다 이사 가능성을 안고 살아야 합니다
  • 보증금 반환 보증 가입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 아이가 있다면 학군과 전학 문제도 함께 걸립니다

그리고 하나 더.
주식이 크게 빠진 시점에 전세 보증금을 올려줘야 하는 상황이 오면
손실 구간에서 주식을 팔아야 할 수도 있습니다.
가장 피해야 할 시나리오죠.

짚어볼 점 넷, 하락장을 겪으면 어떻게 될까

계산해보면 감이 옵니다.
15억이 얼마나 줄어드는지, 그리고 회복하려면 얼마나 올라야 하는지요.

하락률 남는 금액 회복에 필요한 상승률
-20% 12억원 +25%
-33% 10억원 +49%
-50% 7억5000만원 +100%

2022년 나스닥은 30% 넘게 빠졌습니다.
그 정도 하락이 오면 15억이 10억이 되는 셈이에요.

여기에 환율까지 불리하게 움직이면 원화 기준 손실은 더 커집니다.
주가 30% 하락에 환율 10% 하락이 겹치면 40% 가까이 줄어들죠.

회복하려면 49%가 올라야 합니다.
그 기간을 버틸 수 있느냐가 이 계획의 성패를 가릅니다.

그럼에도 합리적인 부분

비판만 하면 공정하지 않겠죠.
이 계획에는 나쁘지 않은 요소도 분명히 있습니다.

첫째, 개별 종목이 아니라 지수 상품을 골랐다는 점입니다.
회사 하나가 무너져도 계좌가 무너지지는 않아요.

둘째, 부부 합산 연봉이 2억5000만원 이상이라는 점입니다.
근로소득이 계속 들어오면 하락장을 버틸 여력이 생깁니다.
주식을 팔지 않아도 생활이 유지되니까요.

셋째, 달러 자산을 갖는다는 점입니다.
원화 자산에만 쏠려 있던 구조에서 벗어나는 효과는 있습니다.

넷째, 20억이 한 채의 집에 묶여 있던 상태도 사실 집중 투자였습니다.
그걸 다른 자산으로 옮기는 것 자체가 비합리적인 건 아니에요.

저라면 이렇게 나눠보겠습니다

정답이 있는 문제는 아닙니다.
다만 같은 방향으로 가더라도 위험을 줄이는 방법은 있어요.

첫째, 한 번에 넣지 않습니다.
15억을 12개월이나 24개월에 걸쳐 나눠 넣는 방식이요.
고점에 전부 들어가는 최악을 막아줍니다.

둘째, 환전도 나눕니다.
환율이 200원 움직이는 시장에서 한 번에 바꾸는 건 도박에 가깝습니다.

셋째, 성격이 다른 자산을 섞습니다.
채권이나 금 같은 자산을 일부 넣으면 하락 폭이 줄어듭니다.
전부 미국 기술주로 채우지 않는 거죠.

넷째, 절세 계좌를 먼저 채웁니다.
연금계좌와 ISA에서 살 수 있는 만큼은 그쪽으로 돌리면 세후 수익이 달라집니다.

해외주식 세금 구조를 알아두면 실수령이 크게 달라집니다.

주택 양도세 신고는 국세청 공식 채널에서 확인하시는 게 정확합니다.

이 글을 보며 든 솔직한 생각

저는 이 결심에서 용기보다 조급함이 먼저 느껴졌습니다.
20억을 깔고 앉아 있는 게 이상하다는 말은 사실 맞는 지적이에요.

그런데 그 해법이 반드시 전부를 옮기는 것일 필요는 없습니다.
일부만 옮겨도 같은 방향으로 갈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주린이라고 스스로 밝힌 부분이 마음에 걸렸습니다.
저도 처음 몇 년은 계좌가 흔들릴 때마다 잠을 설쳤거든요.
그때 금액이 작았던 게 다행이었습니다.

15억이 10억이 되는 화면을 매일 보면서 2년을 버틸 수 있을까요.
그건 지식의 문제가 아니라 경험의 문제더군요.

자주 묻는 질문

Q1. 집을 파는 것 자체가 잘못된 선택인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20억이 한 채의 집에 묶여 있는 것도 사실 집중 투자예요. 자산 구성을 바꾸는 판단 자체는 합리적일 수 있습니다. 문제는 전부를 한 방향으로 옮긴다는 점과 한 번에 실행한다는 점입니다. 절반만 옮겨도 같은 방향으로 갈 수 있습니다.

Q2. SOXX와 QQQ, VOO로 나누면 분산 아닌가요?

세 상품의 상위 편입 종목이 상당 부분 겹칩니다. 미국 대형 기술주라는 하나의 방향에 몰려 있는 구조예요. 실제 분산을 원하신다면 지역이나 자산 종류가 다른 것을 섞어야 합니다. 채권이나 금, 또는 다른 국가 지수 같은 것들이요.

Q3. 지금이 진입 시점으로 괜찮을까요?

시점을 맞히는 건 누구도 못 합니다. 다만 한 번에 넣지 않는 방법으로 시점 위험을 줄일 수는 있어요. 12개월이나 24개월에 나눠 넣으면 최저점은 못 잡아도 최고점에 전부 들어가는 최악은 피할 수 있습니다. 환전도 마찬가지입니다.

마무리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20억 집을 팔아 전세 5억을 남기고 15억을 미국 지수 상품 셋에 넣겠다는 계획이었고,
반응은 크게 엇갈렸습니다.

방향 자체를 탓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세 상품이 사실상 같은 방향이라는 점, 환율이 두 번째 변수라는 점,
그리고 하락장에서 33%만 빠져도 15억이 10억이 된다는 점은 계산에 넣으셔야 합니다.

미국주식 올인을 고민 중이시라면
전부가 아니라 절반, 한 번이 아니라 나눠서를 먼저 생각해보세요.
방향이 맞아도 버티지 못하면 결과가 남지 않더라고요.

투자 유의사항

본 글은 공개된 보도 내용을 정리한 정보성 콘텐츠이며 특정 상품의 매매나 자산 처분을 권유하지 않습니다. 본문의 하락률과 환율 시뮬레이션은 이해를 돕기 위한 가정이며 실제 결과와 다를 수 있습니다. ETF는 예금자보호 대상이 아니고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으며, 해외 주식은 환율 변동과 양도소득세가 함께 작용합니다. 부동산 처분과 세금은 개인 상황에 따라 크게 달라지므로 전문가 상담을 권합니다. 최종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