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이 펀드 이야기를 기사로 읽으며 부럽다고 생각했던 기억이 납니다. 한 달 만에 전혀 다른 소식으로 돌아왔더군요.
누적 수익률 1551%를 기록했던 펀드가 하루 만에 정리됐습니다.
2026년 7월 31일 기준으로 이 사건과 레버리지 리스크를 정리했습니다.
24시간 만에 끝난 협상
파이낸셜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헤지펀드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가 보유 상장주식 대부분을 시타델에 넘겼습니다.
규모는 약 160억달러, 우리 돈 22조원 수준입니다. 29일 밤 긴급 협상이 시작돼 24시간 안에 타결됐어요.
| 항목 | 내용 |
|---|---|
| 매도자 |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 (운용자산 200억달러 이상) |
| 매수자 | 시타델 (운용자산 710억달러, 켄 그리핀) |
| 거래 규모 | 약 160억달러 상장주식 포트폴리오 |
| 소요 시간 | 협상 개시 후 약 24시간 |
| 유지 자산 | 앤트로픽 지분 50억달러 등 비상장 자산 |
당초 밀레니엄 매니지먼트, 골드만삭스, JP모건체이스 등과도 협상이 오갔습니다. 소규모 투자자 논의는 접고 단일 대형 매수자로 방향을 튼 끝에 시타델로 결정됐죠.
월가 역사상 손꼽히는 규모의 긴급 처분 거래로 평가됩니다.
1551%에서 몰락까지
이 펀드를 이끈 인물은 레오폴드 아셴브레너입니다. 2001년생으로 오픈AI 슈퍼얼라인먼트 팀 출신이에요.
2024년 165페이지짜리 에세이를 공개하며 이름을 알렸습니다. 2027년 전후 고도화된 AI가 등장하고, 연산장비와 전력, 데이터센터가 병목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었죠.
그 논리로 펀드를 세웠고 성과가 따라왔습니다.
| 시점 | 수익률 |
|---|---|
| 설정 후 2026년 6월까지 누적 | +1551% |
| 2026년 상반기 | +439% |
| 2026년 7월 | 약 -67% |
| 연초 대비 (7월 반영 후) | 약 +78~80% |
불과 지난주 투자자 서한에서 상반기 439%를 알렸던 펀드입니다. 그 사이 한 달 만에 67%가 사라졌어요.
흥미로운 건 마지막 줄입니다. 연초 대비로는 여전히 80% 가까운 수익 구간이에요. 수익은 남았는데 펀드는 정리됐다는 뜻이죠.
무엇이 무너뜨렸을까
양쪽으로 걸었는데 양쪽이 틀렸다
전략은 단순했습니다. AI 인프라는 사고 소프트웨어는 파는 구조였어요.
매수 종목에는 SK하이닉스 ADR, 마이크론, 코어위브, 샌디스크, 블룸에너지 등이 있었습니다. 매도 포지션에는 어도비 같은 소프트웨어 기업이 들어갔고요.
7월에 두 방향이 동시에 반대로 움직였습니다. 산 건 빠지고 판 건 올랐죠.
차입이 시간을 없앴다
여기가 결정적입니다. 높은 수익률에 신규 자금이 몰렸고, 펀드는 차입까지 동원해 노출을 키웠습니다.
주가가 빠지자 대출기관들이 추가 담보를 요구했어요. 유동성이 마르면서 자산을 팔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습니다.
참고로 SK하이닉스 ADR 공모 과정에서는 코너스톤 투자자로 참여했던 곳이기도 합니다.
- AI 인프라 전망 자체가 틀렸다고 확인된 건 아님
- 다만 7월 한 달의 낙폭을 견딜 자금 구조가 아니었음
- 전망이 맞는지와 그때까지 버티는지는 완전히 다른 문제
이 구조가 개인 계좌에서 어떻게 재현되는지도 함께 확인해보세요.
시장은 왜 안도했을까
보통 대형 펀드가 무너지면 시장은 겁을 먹습니다. 이번엔 반대였어요.
이유는 반대매매 공포가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이 펀드가 강제 청산에 들어가면 22조원어치 물량이 시장에 쏟아졌겠죠.
블록딜로 시타델이 한 번에 받아가면서 그 시나리오가 사라졌습니다. 마진콜에 몰린 다른 펀드들도 급하게 던질 필요가 줄었고요.
- 나스닥100 3% 이상 급등, 나스닥 종합 2.78% 상승
-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8.19% 상승
- 샌디스크 25.99%, 마이크론 18.36%, SK하이닉스 ADR 17.52% 급등
- 7월 31일 국내 코스피 장중 17.07% 급등, 역대 최고 상승률
여기에 마이크로소프트 실적 서프라이즈가 겹치면서 반등 폭이 커졌습니다.
이 사건이 남긴 것
제가 이번 일에서 가장 중요하게 본 건 수익률이 아니라 순서입니다.
이 펀드는 전망이 틀려서 무너진 게 아니에요. 2027년 AI 전망이 맞을지는 아직 아무도 모릅니다.
무너진 이유는 그 전망이 확인될 때까지 버틸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차입이 그 시간을 없앴죠.
누적 1551%를 기록한 전문 운용사도 레버리지 앞에서는 한 달을 못 버텼습니다. 신용융자나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을 쓰고 있다면 구조가 다르지 않습니다. 판단이 맞아도 시간이 없으면 결과는 같습니다.
놓치면 안 될 자료입니다. 해외 종목 공시 원문은 이 공식 사이트에서 확인하세요.
자주 묻는 질문
Q1. 이 펀드는 완전히 없어지나요?
상장주식 포트폴리오 대부분을 넘겼지만 앤트로픽 지분 50억달러를 비롯한 비상장 자산은 유지합니다. 보도에 따르면 비상장 투자회사 형태로 전환할 예정입니다.
Q2. 시타델은 왜 샀을까요?
급하게 정리해야 하는 물량이라 가격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였을 가능성이 큽니다. 운용자산 710억달러 규모로 대규모 물량을 한 번에 소화할 여력이 있었던 점도 작용했습니다. 다만 시타델 역시 차입을 활용한 것으로 전해져 위험이 사라진 건 아닙니다.
Q3. 이제 반도체 바닥을 지난 걸까요?
강제 매도 요인 하나가 해소된 건 맞습니다. 다만 국내 증권가에서는 무질서한 강제 매도가 끝나는 것과 지수가 저점을 찍는 것은 별개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실적과 외국인 수급을 함께 확인하시길 권합니다.
마무리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설정 이후 1551% 수익률을 기록했던 펀드가 7월 한 달 67% 손실로 22조원 규모 포트폴리오를 24시간 만에 넘겼습니다.
그리고 시장은 그 소식에 안도했어요. 쏟아질 물량이 사라졌다는 이유로 나스닥과 반도체주가 급등했고, 국내 증시까지 역대급 반등을 만들었습니다.
남는 교훈은 명확합니다. 이 펀드의 AI 전망은 여전히 틀렸다고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그 전망이 증명될 때까지 버틸 자금 구조가 없었죠.
제가 매번 같은 말로 글을 맺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빚투와 레버리지는 수익률을 키우는 도구가 아니라 버틸 시간을 줄이는 도구예요. 1551%를 만든 사람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배율 없이 시장에 참여하는 방법도 함께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