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DC로 갈아탄 15만명, 두 달 만에 -10%…되돌릴 수도 없다

증시가 뜨거웠던 6~7월, 퇴직연금을 “직접 굴리겠다”며 DB형에서 DC형으로 갈아탄 사람이 15만명에 가까웠습니다.

그런데 4~6월에 갈아탄 가입자의 7~8월 수익률은 -10% 안팎이었다고 10월 5일 국정감사 자료가 공개됐습니다.

더 큰 문제는 한 번 DC형으로 옮기면 DB형으로 되돌아갈 수 없다는 점입니다. 갈아타기 전에 꼭 따져볼 것을 정리했습니다.

한눈에 보기

· DB→DC 전환: 6월 4만3,974명, 7월 10만5,736명

· 6~7월 전환자는 1년 전보다 181% 늘어

· 4~6월 전환자의 7~8월 수익률 -10.7%, -10.2%(증권사 2곳)

· DC형으로 옮긴 적립금은 DB형으로 다시 못 돌림

얼마나 몰렸나

국회 정무위원회 박성훈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DB형에서 DC형으로 옮긴 사람은 6월 4만3,974명, 7월 10만5,736명이었다고 세계일보가 보도했습니다.

두 달 동안 14만9,710명으로, 1년 전 같은 기간(5만3,242명)보다 181.2% 늘었습니다.

올해 1~7월 누적 전환자는 34만156명인데, 이 중 44%가 6~7월 두 달에 몰렸습니다.

코스피가 가장 뜨거웠던 시기에 전환이 집중됐다는 점이 숫자로 드러난 셈입니다.

수익률은 어땠나

같은 자료에서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데이터를 보면, 4~6월에 DC형으로 옮긴 가입자의 7~8월 단순 기간수익률은 각각 -10.7%, -10.2%였습니다.

가령 퇴직금 5,000만원을 옮겼다면 두 달 만에 약 500만원이 줄어든 셈입니다.

코스피는 3분기에만 19% 넘게 빠지며 주요국 가운데 가장 크게 떨어졌습니다.

DB형과 DC형, 무엇이 다른가

구분 DB형(확정급여형) DC형(확정기여형)
운용 책임 회사 본인
받는 돈 퇴직 직전 평균임금 × 근속연수 쌓인 적립금 + 운용 성과
손실 위험 본인 부담 없음 본인이 그대로 떠안음

DB형은 회사가 운용을 책임지고, 퇴직 직전 임금을 기준으로 퇴직금이 정해집니다.

DC형은 회사가 매년 일정액을 넣어주고, 그 돈을 본인이 굴립니다. 잘 굴리면 더 받지만, 잃으면 그만큼 줄어듭니다.

되돌릴 수 없다는 게 핵심입니다

고용노동부 행정해석에 따르면 DC형으로 옮긴 적립금을 다시 DB형으로 이전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보도는 전했습니다.

전환할 때 과거 근속기간에 대한 퇴직급여를 모두 정산했기 때문입니다.

“장이 좋을 때 잠깐 DC로 굴리고 다시 DB로 돌아오는” 선택지는 없습니다.

박성훈 의원은 단기 수익률에 현혹된 성급한 전환이 반복되지 않도록 위험 고지와 투자 교육, 숙려 절차 같은 보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갈아타기 전에 확인할 것

1. 내 임금이 앞으로 오를까

승진·호봉으로 임금이 꾸준히 오른다면 퇴직 직전 임금으로 계산하는 DB형이 유리할 수 있습니다.

2. 임금피크제나 임금 하락 예정이 있나

앞으로 임금이 줄어든다면 DC형이 나을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가 전환을 고민할 대표적인 이유입니다.

3. 기대 수익률이 임금 상승률보다 높을까

DC형이 유리하려면 매년 운용 수익률이 내 임금 상승률을 꾸준히 넘어야 합니다.

4. 손실을 견딜 수 있나

은퇴가 가까울수록 회복할 시간이 짧습니다. -10%를 만회하려면 +11% 이상이 필요합니다.

이미 DC형으로 옮겼다면

몰빵 점검

위험자산 비중이 지나치게 높지 않은지, 한두 업종에 쏠려 있지 않은지 봅니다.

안전자산 섞기

DC형 안에서도 예금·채권형·TDF 같은 상품으로 일부를 옮겨 변동성을 낮출 수 있습니다.

매일 들여다보지 않기

은퇴까지 남은 기간을 기준으로 비중을 정하고, 분기에 한 번 정도 점검하는 편이 낫습니다.

※ 이 글은 정보 제공용이며 특정 제도 선택이나 상품 가입을 권하지 않습니다. 회사별 퇴직연금 규약에 따라 조건이 다를 수 있으니 회사 인사팀이나 퇴직연금 사업자에 먼저 확인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