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까지 이 사람의 포지션을 따라 사는 투자자가 있다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지금은 그 포지션이 통째로 다른 손에 넘어갔죠.
20대 중반의 투자자가 2년 만에 쌓은 것이 한 달 만에 정리됐습니다.
2026년 8월 1일 기준으로 레버리지가 어떻게 작동했는지 구조를 뜯어봤습니다.
이 사람은 누구였나
레오폴드 아셴브레너. 독일 태생의 20대 중반 투자자입니다.
경력이 독특해요. 샘 뱅크먼프리드가 만든 FTX 퓨처 펀드에서 일했고, 이후 오픈AI 슈퍼얼라인먼트 팀에 합류했습니다.
2024년 내부 정보 유출 의혹으로 오픈AI에서 해고된 것으로 전해졌죠. 본인은 외부에 공유한 문서에 민감한 정보가 없었다며 부인했습니다.
그리고 같은 해 165페이지짜리 에세이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를 발표하며 이름을 알렸어요.
AI 모델이 얼마나 정교해질지가 아니라, 그 모델을 돌릴 인프라가 얼마나 부족해질지가 핵심이라는 주장이었습니다. 전력, 메모리 저장장치, 데이터센터, 연산장비가 병목이 된다는 관점이죠. 이 논리로 실리콘밸리와 월가의 주목을 동시에 받았습니다.
이후 에세이와 같은 이름의 펀드를 세우고 자기 논리를 그대로 포트폴리오에 옮겼습니다.
얼마나 잘나갔길래
성과부터 보겠습니다. 설립 2년 만에 운용자산이 200억달러를 넘겼어요.
7월 투자자 서한 기준으로 6월 말까지 순수익률은 439%였습니다. 대다수 월가 경쟁사를 크게 앞선 수치죠.
지지자 명단도 화려했습니다. 제인스트리트, 스트라이프 공동창업자 패트릭 콜리슨과 존 콜리슨, 냇 프리드먼과 대니얼 그로스 등이 이름을 올렸어요.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 기업공개 때는 베일리 기포드, 코튜 매니지먼트와 함께 최대 70억달러 규모 투자 의사를 밝혔다는 보도도 있었습니다.
그의 포지션을 다른 투자자들이 추적할 정도였죠.
그런데 구조에 함정이 있었습니다
여기가 이 사건의 핵심입니다.
포트폴리오는 두 방향이었어요. AI 인프라 관련주를 사고, 소프트웨어 기업 주가 하락에 베팅했습니다.
| 포지션 | 주요 종목 |
|---|---|
| 매수 (롱) | SK하이닉스 ADR, 샌디스크, 블룸에너지, 네비우스, 마이크론 등 |
| 매도 (숏) | 어도비 등 소프트웨어 기업 |
7월에 양쪽이 동시에 반대로 움직였습니다. 산 건 빠지고 판 건 올랐어요.
여기에 차입이 얹혀 있었습니다. 주가가 내려가자 은행들이 마진콜, 즉 추가 증거금을 요구했죠.
결국 자산을 팔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고, 약 160억달러 규모 상장주식 포트폴리오 대부분을 시타델에 넘겼습니다.
매각 구조를 보면 더 선명합니다
이 부분이 특히 중요합니다. 전부 넘어간 게 아니었어요.
- 시타델이 인수한 것: 차입으로 조달한 자산만
- 시추에이셔널이 유지한 것: 투자자 자본으로 조달한 자산, 앤트로픽 지분 등 비상장 자산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빌린 돈으로 산 부분만 정확히 잘려 나갔다는 뜻이에요.
자기 돈으로 산 자산은 그대로 남았습니다. 이것보다 레버리지의 성격을 잘 보여주는 사례는 찾기 어렵습니다.
법적 파산이나 채무불이행이 확인된 건 아닙니다. 다만 공개주식을 운용하던 헤지펀드 부문은 사실상 정리되거나 대폭 축소된 것으로 평가됩니다.
이 구조가 개인 계좌에서 어떻게 재현되는지도 함께 확인해보세요.
월가가 걱정한 건 한국이 아니었습니다
흥미로운 지점이 하나 있어요.
7월 내내 국내에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문제로 지목됐습니다. 개인 손실이 컸고 규제까지 나왔죠.
그런데 같은 시기 월가가 실제로 주시하던 레버리지는 이쪽이었습니다. 규모도 성격도 달랐어요.
| 구분 | 국내 개인 | SA펀드 |
|---|---|---|
| 수단 | 2배 레버리지 ETF, 신용융자 | 은행 차입, 프라임 브로커 |
| 규모 | 수천만원 단위 개인 계좌 | 160억달러 포트폴리오 |
| 전문성 | 대부분 비전문가 | 운용자산 200억달러 전문 운용사 |
| 결과 | 평균 60% 이상 손실 | 7월 약 67% 손실, 포트폴리오 매각 |
수단도 규모도 전문성도 다른데 결과는 비슷했습니다. 레버리지라는 공통점 하나 때문이죠.
시장은 오히려 안도했습니다
거래가 성사되자 나스닥100이 3% 넘게 급등했어요.
이유는 단순합니다. 이 펀드가 강제 청산에 들어갔다면 160억달러어치 물량이 시장에 쏟아졌을 테니까요.
블록딜로 한 번에 넘어가면서 최대 잠재 매도자가 시장에서 사라졌습니다. 유동성 위험에 대한 우려가 완화된 거죠.
시장 참가자들은 이것이 이후 AI 섹터 반등의 주요 원인 중 하나였다고 봅니다.
놓치면 안 될 자료입니다. 해외 종목 공시 원문은 이 공식 사이트에서 확인하세요.
자주 묻는 질문
Q1. 그의 AI 전망이 틀린 건가요?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AGI 도래 시점이나 인프라 병목 논리는 검증에 수년이 걸릴 사안입니다. 보도에 따르면 아셴브레너 본인도 AI 산업에 대한 장기 전망은 유지하고 있습니다. 무너진 건 전망이 아니라 그 전망이 확인될 때까지 버틸 자금 구조였습니다.
Q2. 개인 투자자와는 상관없는 이야기 아닌가요?
수단이 다를 뿐 원리는 같습니다. 신용융자나 2배 레버리지 상품도 담보가치가 떨어지면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청산됩니다. 오히려 개인은 협상할 상대도, 블록딜로 넘길 창구도 없다는 점에서 조건이 더 불리합니다.
Q3. SK하이닉스와는 어떤 관계인가요?
이 펀드는 SK하이닉스 ADR 기업공개에 코너스톤 투자자로 참여했고, 보유 종목에도 포함돼 있었습니다. 다만 포트폴리오가 시타델로 넘어가면서 강제 매도 우려는 해소됐고, 이후 관련 종목은 급반등했습니다.
마무리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2년 만에 운용자산 200억달러를 만든 20대 투자자가 한 달 만에 상장주식 포트폴리오를 넘겼습니다.
그런데 넘어간 건 정확히 차입으로 산 부분이었어요. 자기 돈으로 산 자산은 남았고요. 이 구분이 이 사건의 전부라고 봅니다.
월가에서 이번 일을 두고 레버리지의 결말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판단력이나 정보력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였다는 거죠.
그래서 제가 매번 같은 문장으로 글을 맺습니다. 빚투와 레버리지는 수익률을 키우는 도구가 아니라 버틸 시간을 줄이는 도구예요. 439%를 만든 사람도 그 시간 앞에서는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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