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빅테크인데 두 회사의 주가가 반대로 움직이길래 이유를 찾아봤습니다.
번 돈을 어디에 쓰느냐가 갈랐더군요.
고금리 투자 국면에서 무엇을 봐야 하는지 정리했습니다.
금리가 다시 오르고 있습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4% 후반까지 올라섰습니다.
이런 구간에서는 종목 고르는 기준이 달라집니다.
증권가 분석을 따라가 보겠습니다.
지금 시장이 어떤 상태인지부터
흥미로운 숫자가 하나 있습니다.
S&P500 지수의 할인율이 4.7%입니다.
그런데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도 4.7%입니다.
둘 사이 차이가 거의 사라졌습니다.
2007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무슨 뜻일까요.
정부보다 기업을 더 믿는다는 신호
할인율은 위험을 반영합니다. 국채금리와 차이가 없다는 건 기업에 투자하는 위험이 정부에 빌려주는 것과 비슷하게 평가된다는 뜻이죠. 실제로 미국 정부의 재정적자 비율은 올해 1월 5.2%에서 7월 6.0%로 커진 반면, S&P500 기업들의 ROE는 같은 기간 20%에서 23%로 올랐습니다.
정부의 재정 부담이 커지는 동안 기업의 자본 효율성은 개선됐습니다.
그래서 시장의 무게중심이 기업 쪽으로 옮겨간 겁니다.
ROE는 두 갈래로 만들어집니다
자기자본이익률을 뜻합니다.
내 돈으로 얼마나 벌었는지 보여주는 지표죠.
그런데 이 숫자가 만들어지는 경로가 두 개입니다.
여기가 핵심입니다.
| 경로 | 방식 | 대표 행동 |
|---|---|---|
| 총자산이익률 개선 | 자산을 더 효율적으로 굴림 | 설비 투자, 신사업 |
| 재무레버리지 확대 | 자기자본을 줄임 | 배당, 자사주 매입·소각 |
첫 번째는 파이를 키우는 방식입니다.
투자해서 더 많이 벌겠다는 거죠.
두 번째는 나누는 사람 수를 줄이는 방식입니다.
자사주를 소각하면 주식 수가 줄어 주당 가치가 올라갑니다.
평상시에는 첫 번째가 더 좋게 평가됩니다.
그런데 금리가 오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금리가 오르면 왜 뒤집힐까요
이유는 신뢰입니다.
투자는 미래에 열매를 맺습니다.
그런데 금리가 높으면 미래 이익의 현재 가치가 줄어듭니다.
게다가 그 이익이 정말 날지에 대한 확신도 낮아지죠.
반면 배당과 자사주 매입은 지금 당장의 효과입니다.
불확실성이 없습니다.
그래서 고금리 구간에서는 투자 확대보다 주주환원이 주가에 더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알파벳과 애플이 보여준 것
말로 하면 추상적이니 실제 사례를 보시죠.
두 회사의 자본 배치가 정반대였습니다.
| 구분 | 알파벳 | 애플 |
|---|---|---|
| 최근 4개 분기 자본지출 | 1,324억 달러 | 100억 달러 |
| 배당·자사주 매입 | 103억 달러 | 819억 달러 |
| 선택한 방식 | 투자 확대 | 주주환원 |
| 6월 말 이후 주가 | 약 4% 하락 | 약 7% 상승 |
알파벳은 투자에 1324억 달러를 썼습니다.
주주환원은 그 13분의 1 수준이었죠.
애플은 반대입니다.
투자는 100억 달러에 그치고 주주환원에 819억 달러를 넣었습니다.
그리고 6월 말 이후 주가가 갈렸습니다.
투자에 집중한 쪽이 빠지고 환원에 집중한 쪽이 올랐습니다.
금리 상승 국면에서 자본 효율성 개선이 상대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분석입니다.
2023년에도 같은 일이 있었습니다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과거 데이터로 확인됩니다.
2023년 3월부터 10월까지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3.5%에서 4.9%로 올랐습니다.
연준이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섰던 시기죠.
그 구간에서 S&P500 내 ROE 상승폭 상위 3개 업종의 평균 주가 수익률이 10.4%였습니다.
반면 ROE가 하락한 업종은 마이너스 4.5%였습니다.
차이가 15%포인트 가까이 납니다.
같은 시장, 같은 기간인데 말이죠.
국내 종목은 두 그룹으로 나뉩니다
분석은 국내 시장에도 같은 틀을 적용합니다.
다만 조건에 따라 그룹이 달라집니다.
고금리가 이어질 경우
배당과 자사주 매입으로 재무레버리지를 높이는 기업이 후보로 꼽혔습니다.
반도체 대형 두 곳을 제외한 명단입니다.
기아, LG, 현대글로비스, GS,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코웨이, 두산밥캣이 언급됐습니다.
공통점은 주주환원 여력이 있다는 점입니다.
장기금리가 안정될 경우
이때는 기준이 바뀝니다.
총자산이익률 개선이 더 중요해집니다.
근거가 있습니다.
2023년 11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미국 기준금리가 동결됐던 시기를 보면 총자산이익률 상승 업종의 평균 수익률이 35%로 하락 업종 26%를 웃돌았습니다.
이 국면에 해당하는 국내 종목으로는 삼성전기, NAVER, LG전자, LS ELECTRIC, 효성중공업, 한미반도체, LX인터내셔널, 삼성E&A, 이수페타시스, LG씨엔에스, 대덕전자, 씨에스윈드, OCI 등이 제시됐습니다.
명단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마세요
- 증권사 리포트의 후보군이지 매수 추천 목록이 아님
- 제시 시점의 전망을 반영한 것으로 이후 상황이 달라질 수 있음
- 같은 명단 안에서도 개별 기업의 사정이 크게 다름
- 어느 시나리오가 실현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음
지금 국내에서 벌어지는 일도 같은 맥락입니다
최근 대형 반도체 기업들의 발표를 떠올려 보시죠.
정확히 재무레버리지 확대에 해당합니다.
한 곳은 40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사들여 소각하겠다고 했습니다.
발행 주식의 3.3%가 사라지는 규모입니다.
다른 한 곳은 3분기에 30조원 안팎의 현금배당을 시행한다고 밝혔습니다.
연간 주주환원 규모가 90조원에서 110조원에 이릅니다.
둘 다 투자가 아니라 환원 쪽입니다.
분석이 말하는 방향과 일치하죠.
주주환원 정책의 구조를 알아두면 발표를 읽기 쉬워집니다.
다만 발표가 곧 주가 상승은 아닙니다
여기서 균형을 잡아야 합니다.
주주환원 발표가 나왔다고 무조건 오르지 않습니다.
기대가 미리 반영돼 있으면 발표 시점에 오히려 팔리기도 합니다.
재료가 사실이 되는 순간 소멸하는 구조죠.
그래서 발표 자체보다 그 규모가 시장 기대를 넘는지가 관건입니다.
그리고 일회성인지 지속되는 정책인지도 봐야 합니다.
ROE를 직접 확인하는 방법
어렵지 않습니다.
증권사 앱이나 포털 금융 화면에서 확인됩니다.
추세를 보세요
지금 ROE가 높은지보다 올라가고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분석의 핵심도 개선 여부였습니다.
최근 3개 분기 정도를 나란히 놓고 방향을 확인하세요.
어떻게 올랐는지 보세요
같은 ROE 상승이어도 원인이 다릅니다.
이익이 늘어서인지, 자사주를 소각해서인지 구분하셔야 합니다.
전자는 사업이 좋아진 것이고 후자는 자본 구조를 바꾼 겁니다.
지금 국면에서는 후자가 유리하다는 게 이번 분석의 요지입니다.
부채비율도 함께 보세요
재무레버리지 확대는 부채 비중이 커진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지나치면 위험 요인이 됩니다.
자사주를 살 현금이 충분한지, 빚을 내서 하는지 확인해 보세요.
재무제표로 종목을 확인하는 기본 방법을 정리해 뒀습니다.
확인해야 할 것
이 전략의 전제는 금리입니다.
그래서 확인 지점도 거기에 있습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최근 고점을 넘어서는지 보세요.
넘으면 재무레버리지 개선 기업, 안정되면 총자산이익률 개선 기업이라는 게 분석의 결론입니다.
즉 하나를 정해놓고 밀고 가는 게 아니라 조건에 따라 나뉩니다.
금리를 확인하고 그에 맞춰 조정하는 방식입니다.
제가 이 분석에서 챙긴 것
저는 명단보다 틀을 메모했습니다.
종목은 시점에 따라 바뀌지만 틀은 남으니까요.
ROE가 두 경로로 만들어진다는 점, 금리 국면에 따라 유리한 쪽이 달라진다는 점.
이 두 가지만 알아도 뉴스를 읽는 눈이 달라집니다.
자사주 소각 발표가 나오면 이제 이렇게 봅니다.
재무레버리지를 높이는 결정이구나, 지금 금리 국면에서는 유리하겠구나 하고요.
그리고 하나 더 정했습니다.
리포트 명단을 매수 목록으로 읽지 않기로요.
후보군일 뿐이고 전망이 바뀌면 명단도 바뀝니다.
개별 기업의 재무 상태는 직접 확인해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1. ROE가 높으면 무조건 좋은 건가요?
이번 분석의 요지는 다릅니다. 현재 수준보다 개선 여부가 중요하고, 그 개선이 어떤 경로로 이뤄지는지도 봐야 한다는 겁니다. 부채를 많이 써서 높아진 ROE는 위험 요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Q2. 투자를 많이 하는 기업이 나쁜 건가요?
아닙니다. 장기적으로는 투자가 성장의 기반이 됩니다. 다만 금리가 높은 구간에서는 미래 이익에 대한 평가가 박해져 단기 주가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금리가 안정되면 평가가 다시 바뀔 수 있습니다.
Q3. 리포트에 나온 종목을 사면 되나요?
후보군을 제시한 것이지 매수 추천 목록이 아닙니다. 제시 시점의 전망을 반영한 것이라 상황이 바뀌면 달라집니다. 개별 기업의 재무 상태와 현재 주가 수준을 직접 확인해 보셔야 합니다.
마무리
정리하겠습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4% 후반까지 오르며 S&P500 할인율과 차이가 거의 사라졌습니다.
이런 국면에서는 ROE 자체보다 그것을 높이는 방식이 중요하다는 분석입니다.
투자 확대보다 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통한 재무레버리지 확대가 유리하다는 논리죠.
알파벳과 애플의 자본 배치가 13배 차이 났고 주가는 정반대로 움직였습니다.
2023년 금리 상승기에도 ROE 상승 업종과 하락 업종의 수익률이 15%포인트 가까이 벌어졌습니다.
다만 금리가 안정되면 기준이 다시 바뀝니다.
고금리 투자 국면에서는 종목보다 금리 방향을 먼저 확인하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