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종목을 산 지인과 이야기하다가 수익률이 정반대라는 걸 알았습니다.
금액도 비슷했는데 결과가 갈렸더군요.
삼성중공업 주가를 실적과 함께 계산해 봤습니다.
아래 사례는 이해를 돕기 위해 실제 주가 데이터로 구성한 가상의 상황입니다. 특정 개인의 이야기가 아니며, 계산에 쓰인 수치는 모두 공개된 자료입니다.
시작은 이랬습니다
필라테스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A씨는 조선업 기사를 자주 봤습니다.
수주가 밀려든다는 이야기가 계속 나왔거든요.
5년간 모은 5,000만원이 있었습니다.
예금에 두자니 금리가 아쉬웠고요.
그래서 찾아본 회사가 있었습니다.
실적을 보니 확실히 좋았습니다.
실적은 정말 좋았습니다
| 항목 | 실적 | 전년 대비 |
|---|---|---|
| 2분기 매출 | 3조2,307억원 | 20% 증가 |
| 2분기 영업이익 | 3,250억원 | 59% 증가 |
|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 | 5,981억원 | 82% 증가 |
매출은 20% 늘었는데 영업이익이 59% 증가했습니다.
이익이 매출보다 세 배 빠르게 늘어난 겁니다.
수주도 좋았습니다.
8월 말 기준 누적 수주액이 약 105억 달러로 연간 목표의 76%를 채웠습니다.
상선은 이미 연간 목표를 넘어섰고요.
36척, 61억 달러를 수주해 목표 57억 달러를 초과했습니다.
A씨는 확신했습니다.
이 정도면 오르겠다고요.
그런데 결과가 달랐습니다
같은 종목을 산 지인 B씨가 있었습니다.
금액도 비슷한 5,000만원이었고요.
그런데 어느 날 이야기를 나누다 알게 됐습니다.
한 사람은 손실, 다른 사람은 수익이었습니다.
| 구분 | 매수가 | 현재 평가액 |
|---|---|---|
| A씨 | 3만5,350원 부근 | 약 3,012만원 |
| B씨 | 1만8,440원 부근 | 약 5,776만원 |
A씨는 약 2,000만원이 사라졌습니다.
B씨는 776만원 수익이었고요.
차이가 2,700만원이 넘습니다.
같은 회사, 비슷한 금액인데요.
갈린 건 종목이 아니었습니다
두 사람 다 좋은 회사를 골랐습니다. 실적도 실제로 개선됐고요. 결과를 가른 건 언제 들어갔느냐였습니다. 좋은 회사를 고르는 것과 좋은 가격에 사는 건 다른 문제라는 뜻입니다. 이 종목의 52주 최고가는 3만5,350원, 최저가는 1만8,440원입니다. 거의 두 배 차이죠.
지금 주가는 어디쯤일까요
현재 2만1,300원대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52주 최고가와 비교하면 40%가량 아래입니다.
오늘도 2만900원에 출발해 2만700원까지 밀렸다가 2만1,600원까지 올랐습니다.
장중 저점과 고점 차이가 900원이었고요.
실적은 좋아지는데 주가는 반대로 움직인 셈입니다.
A씨가 이해하지 못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왜 이런 일이 생길까요
기대가 먼저 반영됩니다
조선업 호황 이야기는 오래전부터 나왔습니다.
주가가 3만5,000원대까지 오른 게 그 반영이었죠.
지금 나오는 좋은 실적은 그때 이미 예상했던 내용입니다.
새로운 재료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A씨가 기사를 보고 들어간 시점에는 이미 기대가 가격에 들어가 있었습니다.
좋아지는 속도가 중요합니다
수주가 목표를 넘어섰다는 건 좋은 소식입니다.
동시에 앞으로 더 좋아지기 어렵다는 시각도 생깁니다.
시장은 수준이 아니라 방향을 봅니다.
개선 속도가 둔화되면 반응이 달라집니다.
수급이 다른 곳으로 갔습니다
최근 자금이 반도체 대형주에 집중됐습니다.
실적과 무관하게 다른 업종은 소외됐고요.
A씨가 놓친 세 가지
계산해 보면 보입니다.
순서가 있었습니다.
첫째, 주가 위치를 안 봤습니다
실적만 확인하고 들어갔습니다.
그 종목이 52주 최고가 근처라는 걸 몰랐죠.
같은 실적이어도 주가가 어디 있느냐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둘째, 한 번에 전부 담았습니다
5,000만원을 한 번에 넣었습니다.
그러면 시점이 틀렸을 때 되돌릴 수가 없습니다.
네 번에 나눴다면 어땠을까요.
1,250만원씩이면 고점에서 한 번, 내려오면서 세 번 담게 됩니다.
평균 단가가 낮아져 손실 폭이 줄어듭니다.
셋째, 여유자금이 아니었습니다
A씨는 자영업자입니다.
수강생이 줄면 매출도 줄어듭니다.
그런데 비상금 없이 전부 넣었습니다.
그러면 돈이 필요한 시점에 손실 상태로 팔아야 합니다.
소득이 불규칙하다면 특히
- 최소 6개월치 생활비는 따로 확보
- 5월 종합소득세 납부액을 미리 계산해 빼둘 것
- 건강보험료와 국민연금 부담도 감안
- 그러고 남은 돈이 진짜 여유자금
증권가는 어떻게 볼까요
| 구분 | 수치 |
|---|---|
| 12개월 목표주가 평균 | 3만7,000원 |
| 최고 | 4만3,000원 |
| 최저 | 2만7,000원 |
| 투자의견 | 매수 19명, 매도 1명 |
평균 목표가가 현재보다 높습니다.
가장 낮은 목표가도 2만7,000원이고요.
다만 기술적 지표는 매도 신호를 내고 있습니다.
애널리스트 의견과 단기 흐름이 엇갈리는 상태입니다.
보는 기간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목표주가는 12개월 기준이고 기술적 지표는 최근 흐름을 봅니다.
목표주가와 기술적 지표가 엇갈릴 때 어떻게 볼지 정리했습니다.
그럼 A씨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정답은 없지만 확인 순서는 있습니다.
네 가지입니다.
1단계, 빌린 돈이 섞였는지
신용이나 대출이 있다면 그 부분부터 정리가 우선입니다.
이자가 나가고 강제 정리 위험이 있으니까요.
자기 돈으로만 남기면 시간이 내 편이 됩니다.
2단계, 회복에 필요한 수익률 계산
40% 손실이면 67%가 올라야 본전입니다.
주가로는 3만5,000원대까지 돌아가야 한다는 뜻이죠.
목표주가 평균이 3만7,000원이니 불가능한 숫자는 아닙니다.
다만 시점은 알 수 없습니다.
3단계, 그 돈의 용도 확인
2년 안에 쓸 일이 있다면 기다리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오래 둘 수 있다면 시간이 도와줍니다.
4단계, 매수 이유가 유효한지
실적 때문에 샀다면 실적이 여전히 좋은지 보면 됩니다.
이 경우는 영업이익이 59% 늘었고 수주도 목표를 넘었습니다.
회사가 나빠져서 빠진 게 아니라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기다릴 근거는 있습니다.
앞으로 확인할 세 가지
수주 잔고
조선업은 수주 산업입니다.
지금 받은 주문이 몇 년 뒤 매출이 됩니다.
연간 목표 대비 달성률을 보시면 됩니다.
선종 구성
어떤 배를 수주하느냐가 수익성을 좌우합니다.
액화천연가스 운반선 같은 고부가 선종 비중이 중요합니다.
시장에서는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를 다음 성장축으로 주목하고 있습니다.
환율
수주 대금이 달러로 들어옵니다.
환율이 내리면 원화 환산 매출이 줄어듭니다.
최근 두 달 만에 200원 넘게 빠졌습니다.
조선업체에는 부담 요인입니다.
환율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을 정리한 글입니다.
이 사례에서 얻을 것
저는 이 계산을 하고 순서를 바꿨습니다.
실적 기사를 보면 주가부터 확인합니다.
좋은 실적은 이미 알려진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면 가격에 반영돼 있죠.
그래서 두 가지를 함께 봅니다.
실적 방향과 현재 위치입니다.
그리고 한 번에 담지 않기로 했습니다.
같은 금액이어도 나눠 사면 결과가 달라지니까요.
A씨와 B씨의 차이가 2,700만원이었습니다.
종목 선택이 아니라 진입 방식에서 갈린 금액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1. 실적이 좋은데 왜 주가가 안 오르나요?
기대가 먼저 반영된 경우가 많습니다. 주가가 고점까지 올랐던 시점에 이미 지금의 실적을 예상하고 있었다는 뜻이죠. 여기에 업황 정점 우려와 수급 쏠림이 더해집니다.
Q2. 나눠 사면 정말 유리한가요?
최저점에 전부 담는 것보다는 못합니다. 다만 저점을 맞히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죠. 나눠 사면 평균 단가가 만들어져 크게 틀리지 않습니다. 방향을 맞히는 대신 편차를 줄이는 방식입니다.
Q3. 손절해야 할까요?
그 돈을 언제 쓸 것인지가 기준입니다. 몇 년 안에 필요하면 회복을 기다리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매수 이유가 여전히 유효한지 확인해 보세요. 회사가 나빠져서 빠진 것과 기대가 빠진 것은 다른 상황입니다.
마무리
정리하겠습니다.
2분기 영업이익이 59% 늘었고 수주도 연간 목표의 76%를 채웠습니다.
그런데 주가는 52주 최고가 대비 40%가량 아래입니다.
기대가 먼저 반영됐고 수급이 다른 곳으로 갔기 때문입니다.
같은 5,000만원이어도 고점에 담았다면 3,012만원, 저점이면 5,776만원입니다.
종목이 아니라 시점이 결과를 갈랐습니다.
그러니 실적 기사를 보시면 주가 위치부터 확인하세요.
삼성중공업 주가처럼 좋은 실적에도 고점 대비 크게 빠진 구간이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