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워기 필터 회사가 상장 첫날 256% 급등, 4만 2,800원은 순이익의 45배입니다

9월 23일 코스닥에 상장한 와이즈플래닛컴퍼니가 개장 직후 공모가 1만 2,000원의 3.5배가 넘는 4만 2,800원에 거래됐습니다.

샤워기 필터와 토퍼 매트리스를 파는 회사입니다. 13년 연속 흑자에 빚이 없다는 점이 청약 흥행의 이유였습니다.

다만 이 가격은 지난해 순이익의 45배 수준입니다. 급등한 값이 무엇을 담고 있는지, 첫날 뒤에 무엇을 봐야 하는지 정리했습니다. (2026년 9월 23일 오전 기준)

먼저 요약

· 공모가 1만 2,000원, 시초가 4만 2,750원(+256%). 장중 고가 4만 6,000원까지 갔습니다.

· 일반 청약 경쟁률 1,477.65대 1, 증거금 약 3조 5,464억 원.

· 지난해 매출 648억 원, 영업이익 63억 원, 순이익 94억 원. 13년 연속 흑자.

· 첫날 유통 가능 물량은 전체의 14.42%로 적습니다. 급등의 배경이자 위험 요인입니다.

첫날 무슨 일이 있었나요

파이낸셜뉴스 9월 23일 오전 9시 47분 보도 기준입니다.

시초가는 4만 2,750원이었습니다. 공모가보다 256.25% 높은 값입니다.

장중 고가는 4만 6,000원(+283.33%), 저가는 4만 200원이었습니다.

머니투데이 같은 날 9시 22분 보도는 4만 2,800원(+256.67%)에 거래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이 글의 가격은 모두 오전 장중 시세입니다. 종가는 이와 다를 수 있습니다.

어떤 회사인가요

2013년에 세워진 생활용품 회사입니다.

대표 브랜드는 필터 샤워기 ‘닥터피엘’, 토퍼 매트리스 ‘누잠’, 화장품 ‘아이레놀’입니다.

회사는 스스로를 ‘브랜드 빌더’라고 부릅니다. 소비자 데이터를 분석해 직접 브랜드를 만들고 온라인 마케팅으로 키우는 방식입니다.

공장을 크게 짓지 않고 기획과 판매에 집중하는 구조라, 설비 투자 부담이 작습니다.

실적은 어떤가요

파이낸셜뉴스 9월 21일 상장 예고 기사에 실린 지난해 연결 실적입니다.

항목 2025년
매출 648억 4,800만 원
영업이익 63억 3,700만 원
순이익 93억 7,500만 원

영업이익률은 약 9.8%입니다. 100원어치 팔면 10원이 남습니다.

순이익이 영업이익보다 큰 것은 본업 밖의 이익(이자 수익 등)이 더해졌기 때문입니다.

머니투데이에 따르면 13년 연속 흑자이고, 순현금이 380억 원입니다. 빚보다 현금이 380억 원 많다는 뜻입니다.

더스탁 9월 16일 보도는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 131% 늘었다고 전했습니다. 다만 구체 금액은 실리지 않았습니다.

왜 이렇게 몰렸나요

청약 열기부터 뜨거웠습니다.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 1,248대 1, 일반 청약 1,477.65대 1. 증거금은 약 3조 5,464억 원이 들어왔습니다. 공모 금액 192억 원의 185배입니다.

이유는 두 가지로 읽힙니다.

하나는 ‘안전한 회사’라는 인식입니다. 13년 흑자, 무차입, 순현금 380억 원은 적자 기술주가 많은 코스닥 새내기 중에서 드문 조합입니다.

다른 하나는 물량입니다. 첫날 팔 수 있는 주식이 전체의 14.42%(144만 5,356주)뿐입니다.

공모 금액도 192억 원으로 작습니다. 사려는 돈은 많고 팔 수 있는 주식은 적으면 값은 실적과 상관없이 튑니다.

4만 2,800원은 어떤 값인가요

여기서 계산을 하나 해 보겠습니다.

유통 가능 주식 144만 5,356주가 전체의 14.42%이니, 전체 주식은 약 1,002만 주로 추정됩니다.

공모가 1만 2,000원 기준 시가총액은 약 1,200억 원입니다.

4만 2,800원 기준으로는 약 4,290억 원입니다.

지난해 순이익 93억 7,500만 원으로 나누면, 공모가에서는 약 12.8배, 4만 2,800원에서는 약 45.8배입니다.

주가수익비율(PER) 45배는 이익이 매년 빠르게 늘어나는 성장 기업에 붙는 배수입니다.

그런데 이 회사에 붙은 위험 요인은 정반대입니다.

지적된 위험은 ‘성장 정체’입니다

머니투데이에 따르면 KB증권 분석가는 최근 3개년 외형과 수익 성장이 정체됐다는 점을 위험 요인으로 꼽았습니다.

흑자를 꾸준히 낸다는 것과 이익이 빠르게 커진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공모가 12.8배는 ‘꾸준한 회사’에 붙는 값입니다. 45.8배는 ‘빠르게 크는 회사’에 붙는 값입니다.

첫날 가격이 유지되려면 상반기 영업이익 131% 증가가 하반기에도 이어져야 합니다. 그래야 정체가 아니라 재성장이라는 이야기가 성립합니다.

이 회사의 제품은 샤워기 필터와 매트리스입니다. 좋은 사업이지만 반도체처럼 시장이 몇 배로 커지는 분야는 아닙니다. 배수가 높아질수록 그 차이가 부담이 됩니다.

공모주가 상장 직후 급등했다가 몇 달 뒤 반토막 이하로 내려가는 데는 반복되는 구조가 있습니다. 그 구조를 정리한 글입니다.

공모주가 상장 후 무너지는 이유 보기

첫날 이후 확인할 것

첫째, 종가와 다음 날 흐름입니다.

첫날 오전 고가 뒤 종가가 어디서 끝나는지, 둘째 날에 차익 매물이 얼마나 나오는지가 첫 신호입니다.

둘째, 의무보유 해제 일정입니다.

지금은 14.42%만 유통됩니다. 기관 확약 물량과 기존 주주 보호예수가 풀리는 시점마다 팔 수 있는 주식이 늘어납니다. 상장 후 1개월, 3개월, 6개월이 보통 그 시점입니다.

셋째, 3분기 실적입니다.

11월에 나올 분기 보고서에서 상반기의 이익 증가가 이어지는지 확인합니다. 여기서 정체와 재성장이 갈립니다.

청약으로 받은 분이라면 첫날 급등은 이미 손에 쥔 수익입니다. 반면 첫날 시장에서 새로 사는 분은 45배라는 배수를 앞으로의 실적이 채워 줘야 하는 자리에 서는 셈입니다.

이 글의 시가총액과 배수는 보도된 수치로 계산한 추정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나 매도를 권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