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침에는 금리 때문에 반도체가 무너졌다는 글을 썼는데 오늘 새벽 정반대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같은 변수가 방향만 바꿨을 뿐인데 시장 표정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비트코인 급등의 원인을 세 가지로 나눠 정리했습니다.
새벽에 시세창을 열어보신 분들은 놀라셨을 겁니다.
가상자산 시장이 일제히 뛰었습니다.
그런데 이유가 코인 자체에 있지 않았습니다.
출발점은 미국 국채였습니다.
얼마나 올랐는지부터 보겠습니다
한국시간 20일 오전 6시 50분 기준입니다.
글로벌 거래소 코인베이스 시세를 기준으로 정리했습니다.
| 종목 | 24시간 등락 | 가격 |
|---|---|---|
| 비트코인 | 8.02% 상승 | 6만9,818달러 |
| 이더리움 | 19.23% 급등 | 2,290달러 |
| 솔라나 | 13.08% 상승 | – |
| 리플 | 12.53% 상승 | – |
| 도지코인 | 8.60% 상승 | – |
비트코인은 장중 6만9890달러까지 오르며 7만달러 선에 바짝 다가섰습니다.
이더리움 상승률은 비트코인의 두 배를 넘었습니다.
원인 하나, 미 재무부의 국채 바이백 확대
가장 직접적인 계기입니다.
19일 현지시간 미국 재무부가 발표를 하나 내놨습니다.
10년에서 20년, 그리고 20년에서 30년 만기 국채의 유동성 지원 바이백 규모를 늘린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회당 최대 20억달러이던 것을 최소 40억달러로 확대합니다.
시행은 다음 달 9일부터입니다.
쉽게 말해 정부가 자기 국채를 시장에서 더 많이 사들이겠다는 뜻이죠.
이게 왜 코인을 움직일까요
국채를 사주는 주체가 생기면 국채 가격이 오르고 금리는 내려갑니다. 최근 급등하던 장기 금리가 진정되면서 달러도 함께 약해졌습니다. 금리가 내려가면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가 살아납니다. 그래서 주식과 금, 가상자산이 동시에 올랐습니다.
어제와 정확히 반대 상황입니다.
불과 하루 전에는 30년물 금리가 19년 만의 최고 수준까지 오르며 성장주가 무너졌죠.
금리 하나가 방향을 바꾸자 시장 전체가 따라 움직였습니다.
그만큼 지금 시장이 금리에 민감한 구간이라는 뜻입니다.
원인 둘, 미국의 규제 방향 전환
두 번째는 제도 쪽입니다.
18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가상자산 규제안을 제안했습니다.
핵심은 면제 조항입니다.
일정한 공시 요건을 갖춘 발행사가 기존보다 간소화된 절차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하는 내용입니다.
발행사가 약속한 개발과 경영 활동을 마치거나 영구 중단하면 해당 자산을 더 이상 투자계약으로 보지 않을 수 있다는 기준도 담겼습니다.
증권이냐 아니냐를 두고 이어진 논쟁에 출구를 마련한 셈이죠.
같은 날 백악관에서도 움직임이 있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코인베이스와 로빈후드, 크라켄 관계자들을 만나 관련 법안 처리를 의회에 촉구했습니다.
이 법안은 가상자산을 증권과 상품으로 구분하고 감독 기관의 관할을 정하는 내용입니다.
규제 불확실성이 줄어들 거라는 기대가 커진 배경입니다.
원인 셋, 숏스퀴즈가 불을 붙였습니다
상승 폭을 키운 건 선물시장이었습니다.
하락에 베팅했던 투자자들이 강제로 정리당한 겁니다.
| 구분 | 규모 |
|---|---|
| 4시간 숏 포지션 청산 | 약 14억달러 |
| 24시간 전체 청산 | 약 20억달러 |
| 이더리움 선물 미결제약정 | 117억달러에서 130억달러까지 증가 |
숏 포지션은 가격이 내려가야 이익이 나는 거래입니다.
가격이 오르면 손실이 커지고, 일정 선을 넘으면 강제로 정리됩니다.
정리하려면 해당 자산을 다시 사야 합니다.
그 매수가 가격을 또 올리고, 다시 청산을 부르는 구조입니다.
이 연쇄 반응을 숏스퀴즈라고 부릅니다.
짧은 시간에 상승 폭이 급격히 커지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왜 이더리움이 더 크게 올랐을까요
비트코인은 8%, 이더리움은 19%였습니다.
두 배 넘는 차이입니다.
이유는 두 가지로 정리됩니다.
첫째, 규제 불확실성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 자산이라는 점입니다.
비트코인은 상품으로 분류되는 쪽에 가깝게 정리돼 왔습니다.
반면 이더리움을 비롯한 나머지 자산은 증권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았죠.
그래서 규제가 명확해진다는 소식에 더 크게 반응했습니다.
둘째는 레버리지입니다.
이더리움 선물 미결제약정이 급등 과정에서 크게 늘었다가 다시 줄었습니다.
선물시장의 레버리지 거래가 겹치면서 변동 폭이 확대된 겁니다.
두 자산의 성격 차이를 정리한 글도 함께 보시면 이해가 깊어집니다.
그런데 원화로 보면 덜 올랐습니다
국내 투자자에게 중요한 부분입니다.
달러 기준 상승률과 원화 기준 상승률이 다릅니다.
| 종목 | 달러 기준 | 원화 기준(오전 9시대) |
|---|---|---|
| 비트코인 | 8.02% 상승 | 약 5.45% 상승 |
| 이더리움 | 19.23% 급등 | 약 15.51% 상승 |
차이가 3~4%포인트 납니다.
환율이 내려갔기 때문입니다.
같은 날 원달러 환율은 1397.7원에 마감하며 11개월 만에 1300원대로 내려왔습니다.
달러가 약해지면서 원화 환산 수익이 줄어든 겁니다.
놓치면 안 될 점
- 해외 뉴스의 상승률과 내 계좌 수익률은 다를 수 있음
- 달러 약세 국면에서는 원화 환산 수익이 줄어듦
- 반대로 달러가 강해지면 원화 기준 수익이 커짐
- 환율까지 함께 확인해야 실제 손익이 보임
환율 확인 방법과 하반기 전망을 정리한 글이 도움이 될 겁니다.
지금 경계해야 할 것들
첫째, 숏스퀴즈는 재료가 아닙니다
상승 폭의 상당 부분이 강제 청산에서 나왔습니다.
이건 새로운 수요가 아니라 기존 포지션이 정리된 결과입니다.
청산 물량이 소진되면 그 힘도 사라집니다.
급등 직후 되돌림이 나오는 경우가 잦은 이유죠.
둘째, 규제안은 아직 절차가 남았습니다
제안 단계입니다.
연방 관보 게재 후 60일간 공개 의견 수렴을 거칩니다.
그 과정에서 내용이 바뀔 수 있습니다.
법안 처리도 의회 논의가 남아 있고요.
셋째, 금리는 언제든 다시 오를 수 있습니다
바이백 확대는 유동성을 공급하는 조치이지 근본 해결책은 아닙니다.
같은 날 미국 국가부채가 사상 처음 40조달러를 넘어섰다는 소식도 나왔습니다.
금리 상승 압력의 배경이 그대로 남아 있다는 뜻입니다.
어제 급락과 오늘 급등이 며칠 사이에 벌어졌다는 점을 기억하시면 좋겠습니다.
제가 급등장에서 지키는 것
저는 새벽에 시세를 보고도 매수 버튼을 누르지 않았습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급등 소식을 제가 알았을 때는 이미 오른 뒤니까요.
19%가 오른 자리에서 들어가면 되돌림을 그대로 맞습니다.
대신 원인을 확인했습니다.
재무부 발표와 규제안, 청산 규모까지 보고 나니 판단이 정리됐습니다.
셋 중 둘은 지속성이 불확실했습니다.
그래서 서두르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하나 더 지킵니다.
하루에 20% 가까이 움직이는 자산에는 빌린 돈을 쓰지 않습니다.
가상자산과 금을 비교해 보고 싶으시다면 이 글을 참고하세요.
자주 묻는 질문
Q1. 국채 바이백이 뭔가요?
정부가 이미 발행한 자기 국채를 시장에서 다시 사들이는 것입니다. 거래가 잘 안 되는 국채의 유동성을 높이는 목적이 있습니다. 매수 주체가 생기면 국채 가격이 오르고 금리는 내려가는 효과가 나타납니다.
Q2. 숏 청산이 많으면 좋은 신호인가요?
단기 상승 요인이지만 지속성과는 별개입니다. 새로운 매수 수요가 아니라 기존 포지션이 정리되는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청산이 끝나면 그 힘도 함께 사라집니다.
Q3. 왜 국내 시세 상승률이 더 낮은가요?
환율 영향입니다. 해외 시세는 달러 기준이라 달러가 약해지면 원화로 환산했을 때 상승률이 줄어듭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이 11개월 만에 1300원대로 내려온 것이 반영됐습니다.
마무리
정리하겠습니다.
미 재무부의 국채 바이백 확대로 장기 금리와 달러가 내려간 것이 출발점이었습니다.
여기에 규제 명확화 기대가 더해지고 대규모 숏 청산이 상승 폭을 키웠습니다.
이더리움이 더 크게 오른 건 규제 영향과 레버리지 때문입니다.
다만 청산 물량이 만든 상승은 오래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규제안도 아직 절차가 남았고 금리 압력의 배경도 그대로입니다.
어제 급락과 오늘 급등이 사흘 사이에 벌어졌습니다.
비트코인 급등 소식을 보셨다면 가격보다 원인의 지속성을 먼저 확인해 보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