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를 계약해 둔 지인이 출고가 또 밀렸다는 연락을 받고서야 상황이 심각하다는 걸 알았습니다.
10년 만의 전면파업이 내일로 예정돼 있습니다.
현대차 주가에 어떤 영향이 있을지 숫자로 따져보겠습니다.
파업 소식이 나오면 보통 이렇게 생각하죠.
악재니까 주가가 빠지겠구나 하고요.
맞는 말이지만 절반만 맞습니다.
규모와 지속성을 봐야 판단이 섭니다.
지금 어떤 상황인지 정리하겠습니다
18일 울산공장에서 16차 교섭이 열렸습니다.
지난달 8일 15차 이후 41일 만이었죠.
그런데 합의에 이르지 못했습니다.
곧바로 파업 일정이 확정됐습니다.
| 날짜 | 형태 | 시간 |
|---|---|---|
| 8월 19~20일 | 부분파업 | 각 4시간 |
| 8월 21일 | 전면파업 | 8시간 |
| 8월 24~25일 | 부분파업 | 각 4시간 |
21일 전면파업은 2016년 단체교섭 이후 10년 만입니다.
노조 간부들은 그날 서울 양재동 본사를 찾아 사측을 압박할 계획입니다.
쟁점은 세 가지입니다
상여금 인상, 과거 노조 활동 과정에서 해고된 조합원의 복직, 그리고 정년 연장입니다.
노조는 65세 정년 연장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사측 입장은 다릅니다.
복직과 정년은 올해 임금협상 대상이 아니라는 겁니다.
합법적으로 해고된 조합원을 복직시킬 명분이 없고, 정년 문제는 정치권에서 먼저 정리돼야 한다는 의견인 것으로 전해집니다.
쟁점이 임금 자체보다 제도 영역에 걸쳐 있다는 점이 이번 협상의 특징입니다.
생산 차질을 돈으로 환산하면
자동차는 시간당 생산량이 정해져 있습니다.
그래서 멈춘 시간을 대수와 금액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 구분 | 현재까지 | 이번 주 포함 시 |
|---|---|---|
| 누적 생산 중단 | 약 88시간 | 136시간 전망 |
| 생산 차질 | 약 4만대 | 약 6만2,000대 |
| 매출 차질 | 약 1조7,000억원 | 약 2조6,000억원 |
계산 근거는 이렇습니다.
지난해 별도 매출과 국내 생산 대수를 감안하면 대당 추정 판매 단가가 4265만원입니다.
시간당 약 460대를 생산하는 것으로 봅니다.
여기에 멈춘 시간을 곱한 값이죠.
지난달만 해도 라인 정지가 60시간을 넘기며 4만2000여 대 차질이 발생했습니다.
이번 주 오전조와 오후조를 합쳐 48시간이 추가로 멈추면 규모가 6만2000대까지 늘어납니다.
그런데 주가는 파업만으로 안 움직입니다
여기가 이 글에서 가장 중요한 대목입니다.
파업이 유일한 악재라면 타결과 함께 회복하겠죠.
그런데 지금은 다른 요인들이 함께 작동하고 있습니다.
7월 판매 실적부터 보시죠.
글로벌 판매가 31만8454대로 전년 같은 달보다 5.1% 줄었습니다.
국내는 4만8113대로 14.4% 감소해 낙폭이 더 컸습니다.
증권가가 목표주가를 낮춘 배경
- 글로벌 완성차 간 가격 할인 경쟁으로 인센티브 비용이 늘어남
- 실적이 정점을 지났다는 피크아웃 우려가 확산
- 고금리에 따른 소비 심리 둔화
- 여기에 10년 만의 전면파업 리스크가 더해진 구조
즉 파업은 마지막에 얹힌 변수입니다.
파업이 끝나도 나머지 요인은 그대로 남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이렇습니다.
파업 타결 소식만으로 주가가 크게 회복하기는 어렵다는 뜻입니다.
파업이 실적에 반영되는 방식
매출 차질 2조6000억원이라는 숫자를 그대로 손실로 보면 안 됩니다.
몇 가지 상쇄 요인이 있습니다.
임금은 지급되지 않습니다
파업으로 근무하지 않은 시간에 대해서는 임금이 나가지 않습니다.
사실상 인건비가 줄어드는 효과가 생깁니다.
물론 매출 손실을 메울 수준은 아닙니다.
다만 손실 계산에서 빼야 할 항목입니다.
일부는 나중에 만회할 수 있습니다
타결 후 특근이나 잔업으로 물량을 따라잡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요가 유지된다면 판매 시점만 미뤄지는 셈이죠.
다만 지금은 특근 거부도 함께 진행되고 있어 만회 여력이 제한됩니다.
기아 노조도 파업권을 확보한 상태에서 특근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고정비 부담은 그대로입니다
자동차 제조업은 공장을 돌리든 세우든 나가는 비용이 큽니다.
설비 감가상각과 유지비가 대표적이죠.
그래서 매출이 줄어드는 폭보다 영업이익이 줄어드는 폭이 더 큽니다.
이걸 영업 레버리지라고 부릅니다.
진짜 부담은 신차 일정입니다
신차는 출시 초기에 얼마나 빠르게 물량을 공급하느냐가 판매 흥행을 좌우합니다. 이미 코나는 대기 기간이 3~4개월로 한 달가량 늘었습니다. 하반기 출시를 앞둔 신형 아반떼와 투싼도 생산 차질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초기 물량이 부족하면 신차 효과 자체가 약해질 수 있습니다.
회사 실적과 증권사 목표가를 함께 보시면 판단이 정리됩니다.
파업은 이 회사만의 일이 아닙니다
올여름 산업계 전반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포스코 노사도 임금협상에서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해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절차가 중지됐습니다.
창사 이후 첫 파업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입니다.
제조업 전반의 노사 갈등이 겹치는 국면이라는 뜻입니다.
부품 협력사로도 영향이 이어집니다.
완성차 라인이 멈추면 납품 일정도 함께 밀리니까요.
관련 종목을 보실 때 이 연결 고리를 함께 확인하시면 좋습니다.
매출 의존도가 높은 협력사일수록 타격이 큽니다.
확인해야 할 세 가지
첫째, 교섭 재개 여부
노조도 파업으로 압박하면서 합의점을 찾겠다고 밝혔습니다.
대화 창구가 완전히 닫힌 건 아니라는 뜻입니다.
17차 교섭이 언제 열리는지가 첫 번째 신호입니다.
쟁점 중 일부라도 진전이 있는지 보셔야 합니다.
둘째, 8월 판매 실적
7월에 이미 5.1% 줄었습니다.
8월 수치가 더 나빠지는지 확인하는 게 두 번째입니다.
파업 영향이 실제 판매로 이어졌는지가 여기서 드러납니다.
셋째, 3분기 실적과 가이던스
파업 손실이 숫자로 확정되는 시점입니다.
회사가 연간 목표를 조정하는지도 함께 봐야 합니다.
보유 중이시라면 정리 기준부터 세워두시는 편이 낫습니다.
제가 파업 뉴스를 읽는 방식
저는 파업 자체보다 기간을 봅니다.
며칠이냐 몇 주냐에 따라 성격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입니다.
단기 파업은 대개 판매 시점이 미뤄지는 문제로 끝납니다.
반면 장기화되면 고객이 다른 브랜드로 옮겨갑니다.
지금은 대기 기간이 늘어나는 단계까지 왔습니다.
코나가 3~4개월이면 소비자가 기다림에 지칠 수 있는 구간이죠.
그래서 저는 타결 시점을 확인 지점으로 잡았습니다.
그전까지는 새로 담지 않기로 했습니다.
파업이 끝나도 판매 부진과 인센티브 부담은 남습니다.
그 부분까지 확인하고 판단해도 늦지 않다고 봤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1. 파업이 끝나면 주가가 회복되나요?
과거에는 타결 이후 불확실성이 걷히며 회복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다만 이번에는 판매 감소와 인센티브 비용 증가, 피크아웃 우려가 함께 작용하고 있습니다. 파업 해소만으로 원래 자리로 돌아간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Q2. 생산 차질 물량은 다시 만들 수 있나요?
수요가 유지된다면 특근이나 잔업으로 일부 만회가 가능합니다. 다만 지금은 특근 거부가 병행되고 있어 여력이 제한적입니다. 신차의 경우 초기 물량 공급이 늦어지면 판매 흐름 자체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Q3. 협력사 주식도 영향을 받나요?
완성차 라인이 멈추면 납품도 함께 줄어듭니다. 특정 완성차 업체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은 협력사일수록 영향이 큽니다. 사업보고서에서 주요 매출처 비중을 확인해 보시면 판단에 도움이 됩니다.
마무리
정리하겠습니다.
21일 10년 만의 전면파업이 예정돼 있고, 이번 주까지 포함하면 생산 차질이 6만2000대, 매출 차질이 2조6000억원 규모로 추산됩니다.
다만 파업이 유일한 변수는 아닙니다.
7월 판매가 5.1% 줄었고 인센티브 비용과 피크아웃 우려도 함께 작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타결 소식만으로 판단하기는 이릅니다.
8월 판매 실적과 3분기 가이던스까지 확인하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파업은 언젠가 끝납니다.
현대차 주가를 보실 때는 파업 뉴스보다 판매 대수와 수익성 지표를 먼저 확인하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