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 코스닥이 3% 넘게 빠지는 걸 보면서 “중동이랑 반도체가 무슨 상관이지” 싶어 밤새 뉴스를 찾아봤습니다.
간밤 뉴욕에서도 같은 흐름이 이어졌습니다.
미국 반도체주 급락의 원인을 단계별로 풀어보겠습니다.
시황 기사를 보면 늘 이렇게 씁니다.
중동 불안에 하락 마감했다고요.
그런데 왜 하필 반도체가 가장 크게 맞았을까요.
그 사이에 세 단계가 더 있습니다.
간밤 뉴욕 성적표부터 보겠습니다
| 지수 | 종가 | 등락률 |
|---|---|---|
| 다우존스30 산업평균 | 53,343.40 | 0.22% 하락 |
| S&P500 | 7,691.76 | 0.69% 하락 |
| 나스닥 종합 | 26,289.71 | 1.33% 하락 |
낙폭 순서를 눈여겨보시길 권합니다.
다우가 가장 적게 빠지고 나스닥이 가장 크게 밀렸습니다.
전통 산업 비중이 큰 지수는 버텼고 기술주 중심 지수가 무너진 겁니다.
S&P500은 사흘 연속 하락하며 지난주 사상 최고치 행진 이후 숨 고르기에 들어갔습니다.
출발점은 중동이었습니다
17일로 미국과 이란 사이 60일간의 종전 양해각서 기한이 끝났습니다.
연장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란과 진행 중인 어떠한 협상도 대화도 없고 예정된 것도 없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해상 봉쇄는 전면적으로 유지된다고도 했습니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 자체는 열려 있고 정상적으로 운영된다고 언급했습니다.
호르무즈가 중요한 이유
세계 원유 물동량의 상당 부분이 이 좁은 해협을 지나갑니다. 실제로 막히지 않아도 막힐 수 있다는 가능성만으로 유가가 반응합니다. 협상 창구가 닫혔다는 소식이 곧바로 원유 가격에 반영된 이유입니다.
여기서부터가 핵심입니다
중동에서 반도체주까지 어떻게 이어지는지 보겠습니다.
네 단계를 거칩니다.
| 단계 | 벌어지는 일 |
|---|---|
| 1단계 | 중동 긴장 고조로 공급 차질 우려 발생 |
| 2단계 | 국제유가 상승 |
| 3단계 | 물가 상승 압력 재부각, 금리 인하 기대 후퇴 |
| 4단계 | 장기 국채금리 급등, 성장주 할인율 상승 |
마지막 단계가 반도체주를 직접 때립니다.
할인율이라는 개념만 이해하시면 됩니다.
할인율이 뭘까요
주가는 앞으로 벌어들일 돈을 지금 가치로 환산한 값입니다.
10년 뒤 100만원과 지금 100만원의 가치가 다르니까요.
이때 미래 금액을 깎는 비율이 할인율입니다.
그리고 이 비율의 기준이 장기 국채금리입니다.
금리가 오르면 미래 이익의 현재 가치가 줄어듭니다.
이익이 먼 미래에 몰려 있는 기업일수록 타격이 큽니다.
반도체와 인공지능 기업이 딱 여기 해당합니다.
지금보다 몇 년 뒤 이익이 훨씬 클 거라는 기대로 주가가 형성돼 있으니까요.
반대로 은행이나 정유, 소비재는 덜 흔들립니다.
당장 벌어들이는 이익 비중이 크기 때문입니다.
호르무즈 상황이 더 악화되면 어떻게 되는지 시나리오별로 정리한 글이 있습니다.
30년물 금리 19년 만의 최고
이번 하락의 결정타가 여기 있었습니다.
미국 30년 만기 국채금리가 19년 만의 최고 수준까지 올랐습니다.
전날 기준으로 5.31%를 기록했습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처음 보는 자리입니다.
장기 금리는 먼 미래의 물가와 재정 상황에 대한 시장의 판단을 담습니다.
이 금리가 오른다는 건 물가가 쉽게 잡히지 않을 거라는 전망이 반영됐다는 뜻이죠.
놓치면 안 될 구조
- 유가 상승은 물가를 통해 금리에 영향을 주는 경로가 있음
- 장기 금리가 오르면 위험자산 전반의 매력이 상대적으로 낮아짐
- 같은 하락장이라도 성장주와 가치주가 받는 충격의 크기가 다름
- 중동 뉴스를 볼 때 유가와 금리를 함께 확인해야 하는 이유
국내 시장은 하루 먼저 반응했습니다
어제 국내 장을 떠올려 보시면 그림이 맞아떨어집니다.
코스피는 장중 7200선을 찍은 뒤 6869.83으로 마감했습니다.
하락률이 1.55%였습니다.
장중 고점에서 밀린 폭이 상당했죠.
문제는 코스닥이었습니다.
834.20으로 3.52% 급락했습니다.
코스닥에는 성장 기대로 주가가 형성된 기업이 많습니다.
로봇과 바이오, 인공지능 관련 종목이 대표적이죠.
앞서 설명한 할인율 논리가 그대로 적용되는 종목들입니다.
그래서 코스피보다 두 배 넘게 빠진 겁니다.
오늘 확인해야 할 것
막연히 불안해하기보다 볼 것을 정해두시는 편이 낫습니다.
세 가지면 충분합니다.
첫째, 국제유가 흐름
중동 뉴스의 실제 무게는 유가가 알려줍니다.
헤드라인이 요란해도 유가가 잠잠하면 시장 영향은 제한적입니다.
둘째, 미국 장기 국채금리
30년물과 10년물 금리 방향을 보세요.
이 숫자가 내려오기 시작하면 기술주 매도 압력도 함께 줄어듭니다.
셋째, 외국인 수급
최근 국내 시장 반등은 외국인이 이끌었습니다.
다만 순매수가 반도체 대형주에 집중됐다는 점도 함께 확인하셔야 합니다.
그 흐름이 이어지는지 끊기는지가 방향을 가릅니다.
거래소 자료에서 매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환율까지 함께 보시면 외국인 자금 흐름의 배경이 선명해집니다.
제가 어제 하지 않은 것
솔직히 어제 오후에 손이 근질거렸습니다.
급락하면 저가 매수 생각부터 나거든요.
그런데 하나 확인하고 멈췄습니다.
간밤 뉴욕 일정이었습니다.
미국과 이란의 양해각서 기한이 그날 끝난다는 걸 알고 나니 판단이 달라졌습니다.
결과를 보고 움직여도 늦지 않겠다 싶었죠.
실제로 밤사이 나스닥이 1.33% 더 빠졌습니다.
어제 담았다면 하루 만에 손실이 커졌을 겁니다.
급락장에서 가장 위험한 건 조급함입니다.
특히 신용이나 대출을 쓰고 계시다면 며칠 지켜보시길 권합니다.
반도체 섹터를 길게 보고 계시다면 이 글도 함께 참고해 보세요.
자주 묻는 질문
Q1. 유가가 오르면 우리 증시에는 왜 안 좋은가요?
우리나라는 원유를 대부분 수입합니다. 유가가 오르면 기업의 생산 원가와 물류비가 늘고 소비자 물가도 함께 오릅니다. 여기에 무역수지 부담까지 겹치면서 환율에도 영향을 줍니다. 정유나 조선 일부 업종은 예외적으로 수혜를 보기도 합니다.
Q2. 코스닥이 코스피보다 더 빠지는 이유가 뭔가요?
코스닥에는 현재 이익보다 미래 성장에 기대어 주가가 형성된 기업이 많습니다. 금리가 오르면 미래 이익의 현재 가치가 더 크게 줄어들기 때문에 낙폭도 커집니다. 시가총액이 작아 수급 변화에 민감한 점도 영향을 줍니다.
Q3. 이런 급락장에 사는 게 맞을까요?
원인이 해소됐는지부터 확인하시는 게 순서입니다. 이번 하락은 중동 정세와 금리라는 진행형 변수에서 비롯됐습니다. 유가와 장기금리가 안정되는 신호가 나오기 전까지는 금액을 나눠 접근하는 편이 부담이 적습니다.
마무리
정리하겠습니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양해각서가 만료되고 협상 중단이 공식화되면서 유가가 올랐습니다.
물가 우려가 되살아나며 30년물 국채금리가 19년 만의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고요.
그 결과 미래 이익 비중이 큰 기술주와 반도체주가 가장 크게 밀렸습니다.
어제 코스닥이 3.52% 급락한 것도 같은 이유였습니다.
성장 기대로 주가가 형성된 종목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헤드라인만 보지 마시고 유가와 금리를 함께 확인해 보세요.
미국 반도체주 급락은 중동 뉴스의 결과가 아니라 그 뉴스가 금리를 움직인 결과입니다.